'제2의 도가니'로 불린 참혹한 현장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벌어진 끔찍한 학대와 성폭행 사건에 대해 법원이 첫 재판에서 중형을 내렸습니다. 시설장 김모 씨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된 것인데요,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10년간 취업 제한과 3년간의 보호관찰 명령도 함께 내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영화 '도가니'를 연상시키는 참혹한 내용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시설 안에서 오히려 보호자가 가해자가 된 사건인 만큼, 재판부 역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타했습니다.
보호의무자가 가해자가 된 비극
김 씨는 입소자 3명을 성폭행하고, 범행을 거부하는 피해자의 머리에 유리컵을 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 다른 입소자에게는 드럼 스틱으로 수차례 폭행을 가한 사실도 인정되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학대를 예방해야 할 직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관계의 불균형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성적 욕구 해소 수단으로 삼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거주시설 내에서 발생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피해자들이 입었을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공방
김 씨는 재판 내내 피해자들의 진술이 조현병으로 인한 망상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범행 당시의 상황과 말, 행동, 감정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을 들어 직접 경험하지 않고 거짓으로 지어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중증장애인의 경우 인지 능력이 부족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번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피해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충분한 노력을 다했다고 봤고, 핵심 진술의 일관성과 시설 관계자 증언, 의료진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만약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않는다면 중증장애인 대상 성범죄는 유죄 인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습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발달장애인의 인지적 한계를 넘어 진실을 바라보고 판단해 준 재판부에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편, 징역 20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