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명령에도 아내 살해한 전직 경찰…17시간 지연된 경찰 공조 논란

채KK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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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26일 오후 1:32

발행: 2026년 8월 26일 오후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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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관이 접근금지 명령 상태에서 별거 중인 아내를 제주에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과거 가정폭력 전력이 있었음에도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범행 후에는 허위 실종 신고로 수사를 혼란스럽게 했다. 특히 경찰의 초동 대응 과정에서 관할서 간 공조가 17시간 지연되는 등 허술한 대응이 드러나 제도적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접근금지 명령도 막지 못한 비극

이혼 소송을 진행하던 50대 전직 경찰관이 별거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제주 서귀포 남원읍의 한 주택에서 발견된 피해자는 흉기에 찔린 상태였고, 현장에는 깨진 유리창이 남아 있었는데요. 이미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지만, 이를 막을 실효성 있는 수단은 전무했습니다.

피의자는 올해 3월부터 주거지 퇴거와 100m 이내 접근금지, 연락금지 등의 임시조치를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22일 서울에서 항공편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유리창을 파손하고 집안으로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범행 직후에는 다시 제주를 빠져나갔으며, 가족에게 남긴 자살 암시 메모로 인해 실종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피의자의 폭력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과거에도 가정폭력 신고가 세 차례나 접수됐고, 지난해 8월에는 아내를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러나 당시 법원에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이후에도 위협은 계속됐습니다.

17시간 지연된 공조와 초동 대응 논란

이번 사건에서는 범행 자체보다 경찰의 초동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허점이 큰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23일 오후 가족이 서울 중랑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지만, 피해자가 거주하는 서귀포경찰서와의 공조가 이루어지기까지 무려 17시간이나 지연됐습니다. 공조가 이루어진 시점은 신고 다음 날인 24일 오전이었는데요.

이 사이 피의자는 제주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했으며, 경찰이 그의 이동 경로와 소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직 경찰관 출신이라는 신분 탓에 범행 수법이나 도주 경로를 익숙하게 다룬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경찰은 수색 끝에 피의자를 압송했지만, 초기 대응의 미흡함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입니다.

반복된 폭력이 남긴 과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가정폭력 대응 체계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반복적인 폭력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접근금지 명령이 무력화되는 현실은 제도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피의자는 과거 제주에서 약 1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리에도 익숙했고, 이는 범행과 도주에 이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이혼 소송 과정에서 쌓인 불만이 구체적인 범행 동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접근금지 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할 방안, 그리고 가정폭력 신고가 반복될 때의 경찰 대응 체계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논의가 시급해 보입니다. 비극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법원의 결정 이후에도 철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공조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