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주장과 뜨거운 환호
2026년 7월 1일 새벽,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많은 팬이 모여 있었습니다. 북중미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주장 손흥민 선수를 맞이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전날 홍명보 감독이 귀국했을 때 쏟아졌던 고성과 야유, 심지어 물건 투척까지 이어졌던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뜨거운 격려와 응원이 현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인사를 전했습니다. 팬들의 환호 속에서도 주장의 어깨는 여전히 무거워 보였습니다. 일부 팬들은 책임질 사람이 따로 있는데 왜 주장이 사과해야 하냐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극과 극을 보여준 귀국길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세 경기 중 두 경기에서 후반 교체되었고, 마지막 남아공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경기 운영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죠. 경기 외적으로는 병역 비하 발언으로 촉발된 인터뷰 보이콧 사태,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한 체력 저하, 핵심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결장 등 악재가 겹쳤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팬들은 선수들의 개인 부진보다는 감독의 전술 부재와 미흡한 경기 운영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정작 팬심은 하늘과 땅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위로와 함께 던져진 숙제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대표팀 선수들에게 직접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이번 대회가 한국 축구 도약의 밑거름이 되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이 메시지에는 홍명보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습니다. 이는 앞서 대통령이 체육행정 개혁을 지시하고 협회를 강하게 비판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손흥민 선수는 당분간 국내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소속팀 LAFC로 복귀할 예정이며, 국가대표 은퇴설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의 위로는 선수들을 감싸안았지만, 축구계를 둘러싼 쇄신의 칼날은 여전히 서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남은 것은 이번 실패를 누구의 탓으로 돌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한 냉정한 성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