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안전자산의 위기가 왔다
2026년 들어 금값이 고공행진을 멈추고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월 29일 온스당 5,354.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금 선물 가격은 7월 15일 기준 4,063.42달러에 마감하며 고점 대비 약 24% 빠졌습니다. 세계 금 가격 역시 1월 최고점인 5,600달러 대비 28.6% 하락하면서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을 시험받고 있습니다.
베트남 시장에서도 충격이 적지 않았습니다. 7월 17일 SJC 금괴 가격은 냥당 160만170만 VND가 떨어져 매도가 1억 4,660만 VND를 기록했고, 금반지도 하루 만에 120만150만 VND 폭락했습니다. 은 가격은 더 심각해서 한 달 새 20%, 1월 말 대비 52.3%가 증발하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리·달러·중앙은행, 삼중 악재가 겹쳤다
이번 금값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미국 금리 상승입니다. 케빈 워시가 매파적 성향의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까지 겹치며 채권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실질금리(TIPS)는 3월 1.7%대에서 2.2%대로 뛰었고, 이자 소득을 주지 않는 금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달러화 가치 상승도 금값을 누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인덱스가 90선에서 100선으로 오르는 동안 금 가격은 자동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 둔화까지 더해졌습니다. 세계 금 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앙은행들이 총 121톤의 금을 순매도하며 가격 급락을 부추겼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다이아몬드 시장까지 위기를 맞았습니다. 2만 8천 개 다이아몬드가 연루된 밀수 조직이 적발되면서 시장 유동성이 바닥났고, 호치민시 안동시장과 벤탄시장의 매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습니다. 5.4캐럿 다이아몬드 가격은 1억 동에서 약 5,600만 동으로 떨어지며 수십 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망은 보수적, "추가 하락 가능성도"
앞으로 금값 흐름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신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통화량 확대 부재 상황에서 헷지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 분석했고, 골드만삭스는 연말 전망치를 기존 5,400달러에서 4,900달러로 낮췄습니다. 도이치방크도 4분기 전망치를 17% 하향 조정하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전망을 보수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계 금 협회는 저가 매집 수요가 추가 하락을 제한해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베트남 현지 전문가 판 둥 칸 역시 고점에서 매입한 투자자들에게 즉시 매도보다 반등을 기다리며 부채를 줄이라는 조언을 내놓았습니다. 결국 과거와 같은 대규모 유동성 확대가 나오지 않는 한 전고점 회복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