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바꾼 공소청 직제안 논란
2025년 10월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 이후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직제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은 공소청안이 검찰청에서 간판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이들은 검사 수사관 인력의 70% 이상이 공소청에 그대로 남고,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와 과학수사 기능이 유지되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수사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 검사의 수사권이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는 겁니다. 추미애 의원 역시 검사 2,292명 정원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업무량 산출 없이 조직을 짜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법무부는 직접 수사부서를 중대범죄부로 통합하며 수사 조직을 없앴다고 설명하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이를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증 사건에서 드러난 수사 공백
조직 개편의 실효성을 두고 정치권이 설전을 벌이는 사이,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허점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무면허 뺑소니 뒤 지인에게 범행을 뒤집어씌운 사건에서 공판검사가 위증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졌습니다. 과거라면 검사가 직접 수사에 나섰겠지만, 이제는 경찰에 의뢰해야 하는 절차적 한계가 생긴 것인데요. 2023년과 2024년 위증 사건의 74% 이상이 검찰 인지로 기소되었을 정도로 검사의 직접 수사 역할이 컸기 때문에, 공백은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공소유지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검사와 달리 경찰은 위증 수사에 대한 동기 부여가 부족해 대응이 미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복잡한 법리 판단과 방대한 기록 검토가 필요한 위증 사건을 경찰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일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제도 안착을 위한 현실적 과제
당연히 검찰 개혁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는 아닙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큰 원칙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데요. 다만 조직을 개편하면서도 인력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불가역적인 개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실 위증이나 무고 사건은 사법 질서의 신뢰를 뒤흔드는 중대 범죄입니다. 이런 사건들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면 국민의 법 감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경찰 수사관들에게 인사상 혜택을 주는 등 현실적인 동기 부여 장치가 필요합니다. 공소청 출범을 앞둔 지금, 조직의 형식을 넘어 실체까지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현장과 정치권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직제개편안이 진정한 개혁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새로운 사법 공백을 낳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