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식을 뒤흔든 손동작 하나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일베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특정 손동작과 티셔츠로 추모객을 조롱한 사건이 큰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해당 사진을 공유하며, 혐오와 조롱을 방치하고 조장하는 사이트는 폐쇄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무회의에서 관련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는데요, 대통령이 직접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를 지목해 제재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폐쇄가 답일까, 한계는 어디까지
법적으로 일베 같은 사이트를 폐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불법 정보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해야 전체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는데, 단순 유해 정보만으로는 불법 운영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기술적으로도 파생 사이트나 해외 서버, 도메인 변경 등으로 인해 단순 폐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때도 폐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실질적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반면 청년진보당 등 시민단체는 11만 서명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며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고, 민주당 역시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혐오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냐, 혐오 규제냐
보수 야권은 형평성과 표현의 자유를 들어 반발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북한 찬양 사이트는 규제하지 않으면서 일베만 표적으로 삼는다며 비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대통령이 성찰부터 해야 한다며 권력자의 사적 응징 어법이 국가 권력에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준석 대표는 자신도 일베 출신임을 고백하며, 이런 폐쇄 조치가 오히려 순교자 후광을 줄 수 있다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조수진 변호사는 일베 이용자들이 추구하는 것이 단순한 조롱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정치적 효능감이라며, 근본적인 혐오 문화 근절을 위한 법적·기술적 대응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표현의 자유와 혐오 규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이 찾아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