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채 발견되는 성인 실종자, 연간 1천명
실종 신고가 접수된 성인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례가 매년 1천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 1,200명부터 올해 7월까지 478명에 이르기까지 연평균 1천명 가까운 성인 실종자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아동이나 장애인, 치매 환자와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인데요, 이는 성인 실종을 가출로 치부하는 사회적 관행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인 실종자의 평균 발견 시간은 64.99시간으로, 아동의 29.30시간보다 두 배 이상 소요됩니다. 이런 지연이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사망률도 아동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 허위 종결 사건의 피해자가 숙소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례처럼, 초기 수색의 중요성은 명백한데도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가출로 규정되는 순간, 멈춰버리는 수색
현행법상 성인 실종은 대부분 가출로 분류되어 적극적인 수색에 나설 법적 근거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경찰은 아동 실종과 달리 성인에겐 수색에 착수할 명분이 없어 초기 대응이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전국 259개 경찰서 가운데 실종팀이 설치된 곳은 148개에 불과하며, 근무 인원도 2022년 848명에서 올해 784명으로 줄었습니다. 실종팀의 75%가 야간에 1인 근무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부실 조치의 위험도 큰 상황입니다.
5년 이상 해소되지 않은 장기 미제 실종 사건은 총 6,361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성인이 4,880명으로 76.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는 성인 실종자에 대해서도 긴급추적권을 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재섭 의원 역시 성인을 가출자로 규정해 방치하는 관행을 깨고 수색 체계와 지침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기결정권과 생명권 사이에서 법은 어디로
제주 사건을 계기로 22대 국회에서는 성인 실종자 수색 법안 4건이 발의되었습니다. 다만 이 법안들은 수색 대상을 자살 우려가 있거나 긴급한 의료 치료가 필요한 특정 실종 성인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성인의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침해 우려, 그리고 원한 관계나 채권 관계에서 제도가 악용될 가능성 때문에 수색 범위를 좁힌 것입니다. 연간 7만 건에 달하는 신고를 모두 수색할 경우 경찰의 행정적 부담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실종 성인을 구분하지 않고 즉시 수색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납치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위험 상황에서는 대상자를 특정하는 순간 소재 파악이 영원히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경찰청은 야간 및 휴일 2인 이상 근무 체계를 담은 실종수사팀 운영 쇄신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 보강과 함께 성인 실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