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으로 한국과 프랑스는 수교 140년의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켰습니다. 양국 정상은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고, 중동 긴장 속 호르무즈 해협 안보 협력부터 AI, 양자기술 같은 미래 산업까지 폭넓은 협력 구상을 밝혔는데요. 1박 2일 간의 일정은 정상 회담, 경제 포럼, 문화 행사로 가득 채워졌고, 삼성과 현대차, 네이버 등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하는 등 경제계의 관심도 컸습니다.
경제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다
이번 방한의 가장 실질적인 성과는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입니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액을 2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목표를 정했고, 바이오, 탈탄소, 딥테크 분야에서 12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마크롱 대통령과 별도 면담을 가진 점이 주목받았습니다. 양국 경제 관계가 기존의 자동차, 원전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같은 첨단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겁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국과의 차별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프랑스가 국제법을 존중하는 예측 가능한 파트너라고 말하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적 움직임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는데요. 한국 기업들의 유럽 내 투자 확대를 촉구하며, 프랑스가 노동법과 세제 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고 어필했습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의 면담에서는 한국의 풀스택 AI 역량과 프랑스의 연구 기반을 결합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과 다자주의 외교
정상 회담에서 중동 정세는 핵심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이스라엘 갈등 등으로 불안정한 중동 상황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해상 통항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점을 확인했죠. 이는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루트를 안정화하려는 의지로 읽힙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자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등 국제 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접근법을 지지하는 이 발언은, 최근 미국이 취해온 일방적인 조치들과 선을 긋는 의미였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문제에서도 국제법과 규범 기반 질서를 지키는 것이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한국의 외교 노력과도 조응하며, 양국이 글로벌 현안 해결에 함께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금실로 엮은 140년의 우정
이번 방한의 뜨거운 반응은 경제나 외교 협상 이상의 감동에서 비롯됐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청와대 국빈 오찬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락 연설을 인용하며 "우리의 심장을 잇는 금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일제강점기 한국 독립운동가를 도왔던 프랑스인 루이 마랭 의원의 이야기를 꺼내며 두 나라의 역사적 연대감까지 되새겼죠.
그는 한국어로 감사 인사와 건배사를 멋지게 수행해 현장을 감동시켰고, 이재명 대통령은 프랑스 국기 색상의 삼색 넥타이로 맞이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공감과 정서적 연결은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는 신뢰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협력의 영역도 영화 산업 정상회의 공동 개최 제안처럼 문화 분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양국은 에너지 안보와 기술 주권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강조한 '초강대국에 대한 의존 탈피'는 한국에게도 의미 있는 화두인데요. AI, 양자, 원자력 등에서 상호보완적인 협력을 통해 함께 기술적 자립도를 높여나갈 수 있을지, 이번 방한이 남긴 과제이자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