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일정 한 줄에 걸린 대법원장 부친상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 조부환 씨가 최근 별세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주요 일정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7월 31일로 예정되었던 법사위 전체회의는 조 대법원장의 부친상으로 인해 결국 열리지 않았는데요, 이 회의에서는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현안질의가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었습니다.
사실 조 대법원장은 이미 지난 28일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였습니다.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원칙을 내세워 증언 요구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부친상까지 겹치면서 법사위의 질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셈입니다. 법사위는 이후 일정을 조정해 8월 1일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김승원 의원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공석이 된 간사 및 소위원장 선출도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대법관 공석 채우기, 왜 이렇게 걸리나
이번 현안질의의 배경에는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반려되면서 생긴 대법관 공백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 측이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대법관 추천위 추천 이후 제청까지 무려 7개월 가까이 소요된 점이 여권의 집중적인 비판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이 공백으로 인해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성윤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 뒤에 숨어 국회 검증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한민수 최고위원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밀실과 독단으로 행사되는 권한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신속한 재제청을 통해 대법관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삼권분립과 국정검증 사이
물론 조 대법원장 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진행 중인 인사 절차와 후보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제청권 행사에 대한 증언 요구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인사권은 다른 권력기관의 간섭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이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부친상을 당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예우도 함께 강조되고 있습니다. 김민석 대표는 장례 기간 동안 조 대법원장을 직접 거명하거나 호명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고, 당 지도부에 공적 메시지와 언행 전반에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출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관 공백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잠시 멈추더라도, 장례 이후에는 다시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