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냐, 맹탕이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5박 7일 미국 방문이 귀국 후 당내에서 첨예한 평가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현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를 통해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 국무부 등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 행정부 당국자로부터 '한국도 미국과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점을 언급하며 외교적 성과를 강조했죠. 하지만 백악관 및 국무부 주요 인사와의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설명에 당내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석준 의원은 이번 방문을 두고 "전쟁 중 총사령관의 근무지 이탈, 즉 탈영과 같다"고 혹평했습니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최고 지도자가 당면 과제를 떠나 미국으로 향한 것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였죠. 더욱이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어디서 약을 파시나"라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는 공개적인 출장에서 만난 인사를 밝히지 못하는 태도에 대해 강한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구체성 부재와 '화보' 논란
비판의 핵심은 방미 성과의 구체성 부재와 함께 당비 사용에 대한 의혹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적 멘토로 알려진 폴라 화이트 목사와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일정 문제로 불발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국내 강성 지지층에게 보여주려 했던 주요 행보가 무산된 것으로 해석되면서 실망감을 키웠습니다.
논란은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미 의회 앞에서 찍은 사진으로까지 번졌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사진을 두고 '화보 사진'이라고 표현하며 당비 낭비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고, 당내 텔레그램 단체방에서는 조롱과 비아냥이 이어졌습니다. '맹탕'이라는 표현이 회자되는 가운데, 지도부에 대한 해명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트럼프 측근, 공화당 의원, 친공화당 싱크탱크 등을 만나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한 인권 문제 해결 협력을 논의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는 미국이 장 대표를 차기 대권 주자로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죠. 하지만 이러한 지지와는 별개로, 당원들과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성과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감대는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내 갈등의 파장과 향후 과제
이번 사태는 단순한 방미 평가를 넘어 국민의힘의 내부 통합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습니다. 송석준 의원은 장 대표에게 포용적인 자세로 당내 모든 세력을 통합할 것을 촉구하며, 특히 한동훈 전 대표의 복당과 유승민 전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당내 분열과 갈등의 장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과 맞닿아 있습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당 최고지도자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선거 국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장 대표는 방미가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교류로서 지방선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당내 비판 세력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당대표 체제 하에 국힘과 보수 세력이 쇠퇴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죠.
결국 장동혁 대표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하나는 아직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방미 성과'를 당원과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더욱 깊어진 당내 균열을 치유하고,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위해 모든 세력을 결집시키는 일입니다. 당내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는 것을 막고 선거 준비에 전념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