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에서 벌어진 이례적인 접전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은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지역이었습니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는 보수 텃밭에서 펼쳐진 이례적인 접전으로 선거 내내 긴장감을 높였는데요.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당선되며 보수의 심장은 국민의힘 지지세를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5%가 넘는 표를 얻으며 지역 구도에 균열을 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방송사 출구조사와 개표 초반에는 초박빙 양상이 이어졌습니다. 김 후보는 총리 출신으로서 집권여당 후보의 강점을 내세웠고,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지역 경제 AI 전환 등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는데요. 개표 초반에는 6%포인트 가까이 우위를 점하는 듯했지만, 본 투표 비중이 늘어나면서 추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막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세 등 보수층 결집이 변수로 작용했고, 결국 대구는 변화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김 후보는 낙선 인사에서 이번 결과가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의 패배가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이제는 점퍼 색깔이 아닌 일꾼의 모습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온다고 강조했습니다.
광역·기초 단체장 석권과 이변의 경계
대구와 경북의 광역단체장 선거는 국민의힘의 완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경북에서는 이철우 지사가 암 투병 중에도 불구하고 3선에 성공했고, 대구 기초단체장 9곳도 모두 국민의힘 몫이 되었습니다. 민주당은 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 곳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며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전패하는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다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경북의 청도, 성주, 울진, 울릉 등 일부 지역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는 이변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정당 지지세가 워낙 강한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도 지역 현안이나 후보 개인의 역량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줍니다.
행정 전문가들의 부상과 남은 과제
이번 선거에서는 경북도청 출신 행정가들이 대거 당선되는 모습도 두드러졌습니다. 예천의 안병윤, 문경의 김학홍, 영천의 김병삼 후보 등이 첫 도전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군수로 선출되었는데요. 이들은 정치적 경력보다 수십 년간의 행정 경험과 국비 확보 능력을 내세워 민심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임명직 관료가 아닌 선출직 단체장으로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고, 지방소멸과 인구 감소라는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느냐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선거는 끝났지만 대구와 경북이 안고 있는 과제는 여전합니다. 김부겸 후보가 보여준 45%의 득표는 변화에 대한 갈망이 존재함을 증명했지만, 보수 결집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선출된 단체장들이 제시할 구체적인 성과가 지역 정치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