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값 내고도 남는다는 그 약
최근 일본 언론은 한국인들이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처방받기 위해 일본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의 말처럼, 한국에서 5㎎ 3개월분을 구매하는 비용이면 일본행 항공권과 호텔비를 모두 더해도 오히려 돈이 남는다는 겁니다. 이처럼 치료비와 여행비를 비교해도 일본이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관련 병원을 이른바 성지라 부르며 정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선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마운자로는 원래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물인데요. 일본은 약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한국인들에게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죠. 몇 달 사이 일부 지방 병원에는 한국인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보는 빠르고 관리는 멀리서
소셜미디어에서는 어느 병원이 저렴한지,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후기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방문부터 처방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전해지다 보니, 마운자로 원정은 점차 입소문을 타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료진의 정기적인 관리가 생략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쓰메이칸대학교 약학부 마미야 히로아키 준교수는 마운자로가 의사와 상담을 통해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약물이라며, 해외에서 임의로 구매해 사용할 경우 부작용 발생 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체계적인 관리 없이 복용하면 소화기 계통의 이상 반응은 물론, 예상치 못한 건강 피해를 겪을 수 있어 전문가들의 걱정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남는 건 공급 부족과 불법 유통
문제는 개인의 건강만이 아닙니다. 제조사인 일라이릴리 일본 법인과 후생노동성은 부적절한 사용과 의료관광, 나아가 이익 목적의 사재기 및 해외 재판매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 목적의 수요가 급증하면 정말로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에게 공급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에 필요한 약을 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국경을 넘은 약물 구매가 확산될 경우, 결국 지역 의료 시스템의 균열과 제도적 공백을 낳게 됩니다. 앞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가격 정책과 처방 관리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