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20일 만에 무너진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결심했다는 게 본인 설명인데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청문보고서 채택 이후 나온 전격 결정이었습니다.
사퇴 직전에는 추가 의혹이 터졌습니다. 전직 보좌진이 작성한 탄원서가 17일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과거 성추행 의혹과 무마 과정, 추가 음주운전, 보좌진 폭언, 신약 로비와 별개의 청탁 주장 등이 담겼습니다. 청와대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 후보자는 신약 로비 의혹을 부인하면서 윤석열·한동훈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와 수사 기밀 유출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사퇴를 검찰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겁니다.
여야의 정면충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사퇴를 국민의 승리로 평가했습니다. 인사 철회만으로 부족하다며 이른바 오빠 독약 로비의 전말을 밝히는 특검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조직원을 건드리면 복수하는 조폭이냐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정반대 프레임을 내세웠습니다. 제기된 의혹은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라며, 오히려 한 의원의 수사기록 유출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조작·표적 수사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했고, 송영길 의원은 한 의원의 범죄행위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를 겨눴습니다. 탄원서가 접수된 17일부터 대통령이 임명을 저울질했다는 겁니다. 장동혁 대표는 김 후보자가 사퇴 당한 것이라며 주가조작과 가족 조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여야 모두 상대를 향해 수사와 특검을 외치는 형국입니다.
드러난 인사 시스템의 한계
이번 사퇴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장관에 오르지 못한 후보자는 다섯 명으로 늘었습니다. 용혜인, 이진숙, 강선우, 이혜훈 후보자에 이어 김 후보자까지 문턱을 넘지 못한 겁니다.
후보자를 먼저 지명한 뒤 청문회와 여론 검증을 거쳐 뒤늦게 적격성을 따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통령도 나름의 시스템이 부족했다고 자책하며 인사 절차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정치적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 의원은 특검을,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인사 시스템 개편과 이 논쟁이 어디로 흘러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