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의전 뒤 남은 숙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흘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9월 25일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백악관에서 열렸고, 양국 정상은 사흘 연속 대면하며 차담까지 나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진전"이라며 성과를 강조했고, 시 주석은 "존중과 공정, 호혜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안정 관계"를 언급했습니다.
의전은 이례적일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백악관은 의장대 사열과 전투기 시범 비행까지 동원했고, 만찬장은 붉은색으로 장식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턱시도를, 시 주석은 인민복을 입고 등장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비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평가는 싸늘합니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는 무역, AI, 대만 등 핵심 현안에서 실질적 돌파구가 없었다고 짚었습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번 회담을 "외교보다 외교적 오락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관리된 무역'이라는 이름의 휴전
이번 회담의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무역 분야입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중 관계가 "관리된 무역"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는데요. 농산물과 의료기기 등 일부 품목을 우대 거래 대상으로 설정해 향후 관세 분쟁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며, 세부 내용은 28일 공개됩니다.
양국은 무역 휴전 기간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중국이 대두 2500만 톤 구매는 이행했지만 170억 달러 규모의 다른 농산물 구매는 미진하고, 희토류 수출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는 협상 범위에서 빠졌습니다.
대만·AI·이란, 풀리지 않은 매듭
가장 민감한 대만 문제에서는 양측의 온도차가 뚜렷했습니다. 시 주석은 미국에 "대만 독립을 반대"하라고 요구하며 기존의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바꾸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대만 외교부는 25일 "사실 왜곡"이라며 공개 반발했습니다.
AI 분야에서는 사고 발생 시 정보를 공유하는 핫라인 구축이 논의됐습니다. 다만 전직 미국 고위 당국자는 핫라인이 과거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경쟁 본능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란 문제에서도 전문가들은 중국이 오히려 이란을 지원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토머스 크리스텐슨 교수는 이번 회담을 "취약한 무역 휴전 연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상징성은 컸지만 핵심 분쟁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았다는 겁니다. 양국은 11월 APEC과 12월 G20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어서, 후속 협상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