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국훈장 수여까지 받은 지휘관의 이중적 평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회 출동 지시를 하달한 혐의로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조 전 단장은 불법 명령에 따르지 않은 공로로 지난해 보국훈장 삼일장까지 받았으며, 올해 3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격려를 받은 인물인데요. 그가 내란 피의자로 입건되면서 한 명의 군 지휘관을 둘러싼 극명한 평가가 법적 공방의 중심에 섰습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조 전 단장이 계엄 당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휘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국회 출동 명령을 하달한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고, 조 전 단장은 서강대교에서 대기 중이던 부대에 총기와 공포탄은 차량에 두고 진압봉만 챙겨 투입하라고 구체적으로 말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사실 조 전 단장은 이후 행동으로 상황을 완화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엄이 선포된 이튿날 오전 1시경에는 시민과 부하 장병들이 다칠 수 있다는 우려로 부대에 서강대교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추가로 내렸죠. 그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도 임무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재검토를 요구하고 후속 부대의 진입을 막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방부는 그에게 보국훈장을 수여했고, 대통령의 격려까지 이어졌습니다.
최초 지시 전달이 내란 혐의가 되는 쟁점
그럼에도 특검은 조 전 단장의 처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최초 지시를 예하 부대에 전달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충분히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후에 대기 명령을 내렸더라도, 이미 하달된 불법적인 출동 지시가 내란 범행의 일부라는 겁니다.
당연히 법적 공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 전 단장 측은 상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고 실제로 국회 진입을 차단했다는 점을 들어 혐의를 다투게 될 텐데요. 반대로 특검은 지휘관으로서의 지시 하달 행위가 내란 실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사안은 군 내부에서 불법 명령을 어느 수준까지 거부해야 하는지, 그 경계선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두고도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향후 수사와 법적 판단의 관심사
특검팀은 다음 달 초 조 전 단장을 소환해 구체적인 지시 경위와 당시 상황에 대해 직접 조사할 방침입니다. 조 전 단장이 최초 지시를 받아들인 이유와 이후 태도를 변화시킨 과정, 그리고 다른 부대와의 지휘 체계 속에서 그의 행위가 어떤 위상을 가지는지가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번 수사는 단순히 한 지휘관의 유무죄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닙니다. 비상계엄 당시 군 지휘부 내부에서 불법적 명령에 대한 저항과 따르기 사이에서 갈등했던 장병들의 선택을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전 단장에 대한 최종적인 법적 판단은 앞으로의 수사 방향과 함께 군 지휘 체계의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