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를 넘은 부산, 야구장도 문을 닫았습니다
8월 1일, 부산은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휩싸였습니다. 부산 금정구와 북구의 자동기상관측장비에는 40.5도라는 역대 최고 기온이 찍혔는데요. 이는 해당 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뜨거운 날로 기록되었습니다. 부산의 대표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 역시 37.3도를 기록하며 1904년 근대 기상관측 이후 8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습니다. 같은 부산 안에서도 내륙인 금정구·북구와 섬 지역인 영도구 사이에 9도가 넘는 기온 차이가 나타나는 등 극한의 기온 편차가 뚜렷했습니다.
이런 기록적인 폭염 탓에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취소되었습니다. 창원NC파크의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전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KBO는 해당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었고, 경기 시작 시점에도 37도 이상의 고온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어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부산 지역은 이날로 13일째 열대야가 지속되며 밤낮없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루 전 강행, 하루 후 취소…선수들 몸살 난 사직구장
사실 이번 취소 결정은 전날 경기를 강행했던 데 대한 후유증이 컸기 때문입니다. 7월 31일 사직구장에서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상태에서도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그대로 열렸는데, 이로 인해 선수들이 온열질환 증세를 호소하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롯데의 손성빈 선수는 경기 전부터 두통과 구토, 미열을 느끼다 1회 수비 후 교체되었고, 황성빈 선수 역시 1회말 주루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삼성의 박진만 감독과 이승민 투수 또한 더그아웃의 열기와 호흡 곤란을 토로했습니다.
당연히 하루 만에 바뀐 결정에 팬들의 불만도 나왔습니다. 특히 대구나 인천, 울산 등에서 원거리 이동을 해온 팬들은 날씨 예보가 충분히 가능했던 상황에서 취소 결정이 너무 늦어졌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KBO는 이에 대해 앞으로 경기 예정 지역의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구장은 최대 1시간까지 개시 시간을 지연할 수 있도록 운영 방침을 밝혔습니다.
MLB와 다른 KBO의 폭염 기준, 적절한가
이번 사태에서 눈에 띄는 점은 한국 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와는 다른 폭염 대응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MLB와 NPB에는 특정 온도 이상일 때 경기를 취소하는 통합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반면, KBO는 2019년부터 기상청의 폭염 경보를 기준으로 취소 여부를 검토하는 규정을 명문화했습니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되며, 여기에 한 단계 높은 폭염중대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일 때 내려집니다.
물론 MLB의 경우 지역별 기온 차이가 워낙 커서 통일 기준을 두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습니다. 대신 텍사스나 애리조나 등 더운 지역 구단들은 개폐식 지붕으로 온도를 조절하며 대응하고 있죠. 반면 KBO는 기상청의 객관적 수치를 기준으로 삼아 현장의 혼란을 줄이려는 의도인데, 이번에도 규정은 작동했지만 팬들의 불편과 선수들의 건강 사이에서 현장의 융통성이 충분했는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8월 2일에도 부산과 창원의 낮 기온은 38도를 웃돌 것으로 예보되었는데요. 선수와 팬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일정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는 현장의 지혜가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