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정부 전산망 마비… ‘카톡 대란’ 이후에도 외면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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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9월 29일 오전 1:45

발행: 2025년 9월 28일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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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행정 서비스가 마비되며 2022년 카카오톡, 2023년 행정망 장애에 이은 세 번째 IT 먹통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과거 사례에도 불구하고 자체 전산망 투자에 소홀했고, 예산 부족으로 시스템 이중화와 노후 장비 교체가 지연되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은 민간과 달리 강화된 안전 규제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예고된 참사'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시스템 복구 능력 강화와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멈춘 정부 시스템, ‘예고된 참사’였습니다

지난 9월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의 화재로 인해 정부24를 비롯한 여러 온라인 행정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2022년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2023년 행정 전산망 ‘새올’ 인증 오류 사태에 이어 반복된 일입니다.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결국 또 다른 ‘디지털 재난’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과거의 교훈, 왜 살리지 못했나

2022년, 경기 성남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카카오톡 서비스 전체를 5일간 마비시키는 대규모 장애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카카오는 백업 시스템 미비로 심각한 불편을 초래했으며, 이에 정부는 카카오에 서버 이중화 등 대비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카카오는 이후 데이터센터 이중화를 완료하고 500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발표하며 후속 조치를 이행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민간 기업에는 서버 이중화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체적인 정부 전산망 투자에는 소홀했습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예산은 2022년 6490억원에서 2023년 4437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으며, 시스템 이중화 사업은 예산 부족으로 지연되기 일쑤였습니다.

이러한 투자 부족은 2023년 행정 전산망 ‘새올’ 인증 오류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업무가 마비되면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 등 시민 불편이 잇따랐고, 정부는 사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부 시스템의 위태로운 현주소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행정 시스템 장비의 무려 87%가 내구 연한을 넘긴 노후 장비였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밝혔지만,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의 시스템 구동을 위한 이중화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더욱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대전, 광주, 대구의 기존 센터가 동시에 마비되어도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공주 재해복구 전용 센터를 2023년 5월에 완공했습니다. 하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센터는 데이터 백업 기능만 갖추고 있을 뿐, 실제 재해 발생 시 서비스를 복구할 수 있는 핵심 기능은 구축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 간의 안전 규제 적용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3년 전 카톡 사태 이후 민간 기업에는 배터리 간 간격 확보, 불연 소재 격벽 설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및 CCTV 설치 등이 의무화되었지만, 공공기관은 이러한 강화된 규제에서 예외로 적용되었습니다. 산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방화 커튼 등 안전 조치를 의무적으로 이행하는 것과 달리, 공공기관은 노후 시설과 미흡한 안전 관리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진단과 경고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데이터 백업은 해놓았지만,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시스템 전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합니다. 이는 카카오톡 사태와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거죠. 김명수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전산망 투자가 워낙 미흡하여 노후 장비 교체조차 벅찬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공공기관의 안일한 대처와 예산 부족 문제가 결합되어 발생한 ‘예고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디지털 재난’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

정부의 IT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민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민간과 공공기관에 동일한 안전 기준 적용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에 대한 과감한 예산 투자 ▲전면적인 노후 장비 교체 및 시스템 현대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변화와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