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폭우에 농사 나갔던 60·70대 잇따라 사망…기록적 가을장마 피해 속출

기knn
8개의 관련 기사

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일 오후 4:34

발행: 2026년 9월 1일 오후 12:35

요약 생성중...

충청과 호남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가을장마가 쏟아지면서 전북 지역에서 농사일을 나갔던 60대와 70대 남성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정부는 재난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으며, 기상청은 지반 약화로 인한 2차 피해 우려를 경고했습니다.

논과 밭에서 시작된 비극

충청과 호남을 중심으로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 전북 지역에서 잇따른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정읍과 고창에서 각각 농사일을 나갔던 60대와 70대 남성이 실종된 끝에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요. 두 사람 모두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논과 비닐하우스를 살피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정읍에서는 지난 8월 31일 아침, 70대 남성이 아내에게 논 물꼬를 확인하러 간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습니다. 그러나 장시간 귀가하지 않자 가족이 현장을 확인했고, 논에는 고무신과 삽만 남아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당국이 수색을 벌인 결과, 이 남성은 다음 날 오전인 9월 1일에 실종 지점에서 약 4km 떨어진 정읍시 북면의 한 하천 수풀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고 지점 인근에는 수로가 있었고, 이 수로가 하천과 연결되어 있어 급류에 휩쓸려 이동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고창에서도 비슷한 비극이 이어졌습니다. 60대 남성은 블루베리 비닐하우스 작업을 하다가 실종되었는데, 이후 작업지에서 약 70m 떨어진 갈곡천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두 사고 모두 폭우로 불어난 물이 인근 하천까지 범람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록적인 가을장마와 전국 피해 현황

이번 폭우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충청과 호남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쏟아졌습니다. 전남 영광에는 나흘간 579.5mm의 기록적인 비가 내렸고, 전북 군산 358.6mm, 충남 서천 311.5mm 등 남부지방 전반에 걸쳐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보성과 영광에서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의 집중호우가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 외에도 전국적으로 557건의 소방 활동이 전개되었습니다. 주택 침수 43건, 도로 장애 230건, 토사 낙석 226건 등 피해가 속출했고, 충남 논산과 부여에서는 돌풍으로 시설하우스 200동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산사태 위험이 커지면서 속리산, 계룡산, 내장산 등 국립공원 79개 구간과 하천변 1,782곳의 출입이 통제되었습니다. 정부는 호우 재난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취약계층과 재난 대응의 과제

이번 사고에서 눈에 띄는 점은 희생자들이 모두 노년층 농업인이라는 사실입니다. 폭우 경보가 발효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논의 물꼬와 비닐하우스를 살피러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농업인들은 특히 재해 상황에서도 작물과 농지를 지키기 위해 외출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재난 문자와 경보 시스템만으로는 막기 어려운 현실적인 취약점을 보여줍니다.

기상청은 당분간 충북과 남부지방, 제주도 등에 국지성 소나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크게 약해진 상태라 산사태나 축대 붕괴, 저지대 침수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특히 지반 약화로 인한 2차 사고 가능성을 놓쳐서는 안 될 시점입니다. 향후 재난 대응에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 대피 유도와 현장 통제 강화가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