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테이블이 부숴진 순간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협상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렸습니다. 캐나다가 제안한 북미 요새화 구상은 미국의 거수기가 되라는 요구 앞에 무의미해졌는데요. 미국은 캐나다가 제3국과의 무역협정과 무관하게 수입 관세율까지 미국 기준에 맞출 것을 요구했고, 이를 주권 포기로 본 마크 카니 총리는 협상 중단을 지시했습니다. 캐나다를 미국의 자회사로 취급하는 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죠.
협상이 결렬된 직후 양국은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습니다. 캐나다는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 역시 캐나다산 수입품에 동일한 수준의 세금을 매겼습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바꾸겠다는 도발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숫자로 본 또 다른 전쟁
갈등이 깊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는 주장들의 신뢰도도 함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는 캐나다가 세계 최고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지만, 실제 평균 관세율은 3.7%에 불과했습니다. 10%라고 주장한 실업률도 실제로는 6.4%였고, 캐나다 국민의 90%가 미국 편입에 반대하는데도 국민들이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여러 수치는 실제 데이터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법적 근거도 불안합니다. 미국이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든 1930년 관세법 338조는 실제 사용 전례가 없어 연방 법원에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조항이 최신 법률에 의해 효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연히 이런 불확실성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선거 지도를 겨냥한 관세 판세
캐나다의 보복 관세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이 담겨 있습니다. 메인주의 랍스터, 위스콘신주의 가공치즈, 미시간주와 연계된 자동차 부품 등 중간선거 격전지의 핵심 품목을 정밀하게 골라냈는데요. 캐나다는 미국 중간선거 판세를 흔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부 장관도 전략적 접근임을 공개적으로 시인했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이번 무역 전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역대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평가했고, 메인주 상원의원은 주민들의 생활비 상승을 경고했습니다. 캐나다가 전력이나 핵심 원자재 수출 제한이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북미 공급망 전체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 기업 중에서는 화장품과 자동차 부품 업계가 북미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북미 완성차와 가전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존재합니다. TSX 선물은 이미 소폭 하락했고, 시장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