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속 원유 수급 불안, 정부의 '다변화 전략'으로 87% 확보

조채아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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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4일 오후 8:49

발행: 2026년 4월 24일 오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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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5월 중 작년 월평균의 87%에 해당하는 7천462만 배럴을 확보했습니다. 중동 의존도를 13%p 낮추고 대체 항로를 확보하는 등 다변화 전략으로 위기에 대응했으며, 1분기 GDP 1.7% 성장 등 경제 지표는 호조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체감 물가 압력과 아스팔트 수급 불안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긴장 속의 안정 신호

중동 지역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유 수급 불안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정부는 일단 숨통을 틔울 성과를 내놨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비상경제 브리핑에서 5월 중 확보할 원유 물량이 작년 월평균 도입량의 87% 수준인 7천462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동 사태 직후인 4월에 비해 30%포인트 가까이 확보량을 끌어올린 수치로, 단기적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청와대는 이번 위기에 사활을 걸고 대체 물량 확보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는데요, 국제 유가가 여전히 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불안한 시장에 일정한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진단은 조심스럽습니다. 물량 확보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체감 물가 상승 압력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 현장의 필수 자재인 아스팔트 수급 우려는 현재 '빨간불'로 관리되고 있어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원유라는 거시적 문제와 아스팔트라는 미시적 문제가 동시에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반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의존도 낮추고 항로를 바꾼 전략

정부가 단기간에 원유 수급을 안정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급처와 운송 경로를 동시에 다변화한 전략이 있었습니다. 가장 주목할 성과는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기존 69%에서 56%로 13%포인트나 낮춘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미주와 아프리카 지역으로부터 추가 물량을 확보했고, 기업들의 도입선 다변화를 적극 지원했습니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공급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조치로 에너지 안보의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운송 경로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도입하는 원유에 대해, 분쟁 지역인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항로를 이용하기로 확정했습니다. 5월 중 사우디산 2,399만 배럴, UAE산 1,600만 배럴이 이 새로운 항로를 통해 국내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이른바 '항로 다변화'는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으로 읽힙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성과가 정부와 민간 유조선 회사 간의 신속한 협력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제는 호조, 그러나 민생엔 그림자

원유 공급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기본체력은 나쁘지 않다는 신호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견인한 성과이며,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경제가 중동발 충격을 잘 이겨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JP모건, 씨티은행 등 국제 투자은행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빛나는 지표 뒤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재고는 약 1개월분으로 '주황색' 경고 단계이며, 앞서 언급한 아스팔트 수급 불안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아스팔트에 대해서는 전국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해 시급한 공사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 등 추경 예산의 신속한 집행도 민생 안정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중동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에너지 수급 문제를 넘어 물가와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의 다각적인 대응이 실제 체감으로 이어질지, 경제 지표의 호전과 민생의 고통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좁힐지가 향후 주목받을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