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K-뷰티, 규제 장벽 넘을까
K-뷰티가 세계 화장품 수출 2위 국가로 자리 잡은 지도 꽤 됐습니다. 2015년 25억 달러였던 수출액이 2025년에는 114억 달러로 10년 만에 4배 이상 뛰었는데요. 이제 K-뷰티가 마주한 다음 과제는 바로 '글로벌 규제 조화'입니다. 인디 브랜드의 마케팅과 ODM 기업의 기술력이 이끈 성장이지만, 앞으로는 규제 환경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각국이 화장품 안전성 평가나 제조·품질 관리기준(GMP)을 의무화하고, 할랄 인증 같은 기술 장벽을 높이고 있어서입니다. 여기에 AI와 바이오·헬스케어 기술이 화장품과 융합하면서 기존 규제로는 커버되지 않는 영역도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결국 규제가 수출의 벽이 되지 않도록 미리 대응하는 게 시급한 상황입니다.
서울에 모인 12개국 규제 당국
이런 맥락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계 최초로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GCORAS·지코라스)를 신설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첫 회의에는 베트남, 태국, UAE, 브라질, 멕시코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12개국 15개 기관이 참석했는데요. 이들은 화장품 안전관리와 디지털 유통 대응, 미래 규제 방향 등을 두고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눴습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업계에서는 기술 융합 속도가 규제보다 빠르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콜마그룹 윤상현 부회장은 자외선차단제가 한국과 유럽에서는 화장품이지만 미국에서는 의약품(OTC)으로 분류되는 것처럼, 국가별 규제 차이가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AI가 상처를 분석해 치료와 메이크업을 동시에 제공하는 융합 제품은 기존 분류 체계를 넘어서고 있어 규제 협력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2028년 안전성평가 제도 도입 준비
식약처는 이번 협의체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화장품 안전성평가 제도에 대비해 전담기관을 지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AI 기반 모니터링으로 위조화장품에 대응하고, 중동 및 동남아 진출을 위한 할랄 인증 지원도 확대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국내 규제를 정비하는 차원을 넘어, K-뷰티 기업들이 해외에서 겪는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포석입니다.
참가국들은 '2026 지코라스 선언문'을 채택하고, 규제 정보 공유를 위한 워킹그룹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지코라스가 상설 규제협력 체계로 자리 잡는다면, K-뷰티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겪는 규제 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겁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영상 축사에서 규제로 인한 수출 차단 사례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글로벌 기준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