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에도 남은 질문
2026년 10월 24일,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맞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골목과 서울광장에서 추모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희생자 160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묵념했고, 정부는 한성숙 국무총리의 추모사와 외국인 유가족 초청으로 애도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중심에는 “4년이 흘러도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참사 현장에 설치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는 “잊으라는 폭력에는 기억하는 저항으로”라는 문구가 걸렸고, 시민들은 벽에 쪽지를 붙이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유가족이 요구한 것
정부는 외국인 유가족 30여 명을 초청했습니다. 레이하네 사다트아타시의 아버지는 꾸란 구절을 낭독하며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란 테헤란 출신 알리레자 올리아이의 남동생은 참사 당시 CCTV와 사고 원인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들이 원한 것은 위로에 그치지 않고, 책임과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는 일이었습니다. 국내 희생자 유연주의 언니 유정 씨는 특조위의 성과가 없고 유가족 참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에 따라 기록물 열람은 가능하지만 실제 접근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유정 씨는 “진상규명 과정에 피해자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추모를 넘어 남은 과제
추모 행사는 종교와 시민사회로도 이어졌습니다. 4대 종교가 함께한 추모 기도회와 시민 추모 행진이 열렸고, 저녁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별들의 빛으로, 진실을 향해”라는 구호 아래 행진이 진행됐습니다. 정부의 추모와 유가족의 요구가 같은 날 나란히 이어졌지만, 진상규명의 속도와 방식에서는 온도 차가 뚜렷했습니다. 앞으로 특조위 운영과 기록 접근성, 유가족 참여 보장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참사 4주기를 기억하는 일이 단순한 추모를 넘어 안전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