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돈방석에 앉은 메모리 빅2, 주주에게 돌려준다
AI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발행주식의 3.3%에 달하는 40조 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13% 이상 급등했는데요. 삼성전자 역시 이달 내 대규모 환원 계획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8%대 강세를 보였습니다. 양사 모두 장기공급계약으로 향후 수년간 실적 가시성을 확보한 만큼, 이번 조치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기업가치 재평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같은 듯 다른 삼성과 하이닉스의 선택
두 기업이 주주환원에 나선 방향은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 전략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삼성전자는 현금 배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요. 이는 금산법상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합계가 이미 10% 한도에 근접해,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오르면 오히려 주식을 시장에 되팔아야 하는 구조적 제약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어 배당 시 오너에게도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점도 배당 중심 정책을 뒷받침했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40조 원 자사주 소각을 택했는데, 이는 공정거래법상 SK스퀘어가 지주회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SK하이닉스 지분 최소 20%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번 소각으로 지분율이 약 20.68%로 상승해 법적 요건 충족에 여유를 확보했고, 향후 ADR 발행 여력도 마련하게 됐죠. 특히 최태원 회장의 직접 보유 지분이 거의 없어 삼성과 달리 오너 이해관계 충돌 없이 대규모 소각이 가능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40조 원은 시작? 시장의 기대와 남은 과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번 결정을 강력한 긍정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바클레이즈는 현재 주가가 심각하게 저평가됐다며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했고, 노무라 역시 2027년 예상 PER이 2.8배에 불과하다며 매수 의견을 내놓았는데요. 시장에서는 40조 원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5년부터 3년간 SK하이닉스 누적 현금흐름을 491조 원으로 추산해, 최소 50% 환원 기준 적용 시 245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단기적 바이백으로 시장 안정을 꾀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거버넌스 개선과 투명성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는 명확합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와 미국 인디애나 공장 등에 수십조 원을 투자하며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주주 환원과 미래 투자라는 두 축을 모두 견지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