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돌아오는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대통령실을 용산에서 청와대로 다시 옮긴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품’을 내세우며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지 3년 7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부터 순차적으로 청와대 이전을 시작했고, 춘추관에서는 이미 브리핑이 재개됐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도 성탄절 전후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복귀를 두고 야당과 일각에서는 ‘청와대 정부’로의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은 “구중궁궐 대통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구중궁궐' 우려와 예산 논란
국민의힘은 22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에 국민들의 심정이 기대보다 걱정과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과거 청와대가 ‘구중궁궐’이자 ‘불통 정치’의 상징으로 여겨졌음을 상기시키며, 대통령의 판단과 발언이 국정을 압도하는 현상과 측근 중심의 인사 문제가 반복될까 염려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법치 훼손 논란, 정책 실패, 측근 비리 의혹 등이 우려를 증폭시킨다고 덧붙였다.
예산 문제도 거론됐다. 대통령실 이전에 약 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청와대 복귀 비용 259억 원, 국방부 이전 비용 238억 원 등으로, 국민의힘은 “되돌아가는 이사 행렬에 편안한 시선을 보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청와대 관리 예산 총액은 1,883억 원에 달한다는 추산도 제기됐다.
벙커 복구와 춘추관 브리핑 재개
한편 청와대 내부에서는 대통령실 복귀를 위한 실질적 준비가 한창이다. 지하 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방어 시스템을 이중·삼중으로 보강 중이다. 이 대통령이 복귀하는 대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주요 회의는 이 벙커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만 시스템 안정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시스템 구축 후 안정화에 1년 가까이 걸린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3~6개월 정도의 점검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춘추관에서는 3년 7개월 만에 대통령실 브리핑이 재개됐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2일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첫 브리핑을 진행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춘추관은 1990년 완공된 청와대 언론 시설로, 기자실과 브리핑룸이 마련돼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춘추관을 통해 국정 상황을 투명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복귀 이후의 과제
청와대 복귀는 상징적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대통령실의 공간 이동이 국정 운영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민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야당은 ‘구중궁궐’ 논란을 계속 제기할 것으로 보이며, 이재명 대통령은 소통과 투명성을 강조해 왔던 만큼 그 실천이 요구된다. 또한 벙커와 같은 핵심 시설의 안정적 가동, 예산 사용의 합리성도 지속적으로 점검받을 것이다.
청와대로 돌아온 대통령실이 과거의 굴레를 벗고 새로운 국정 운영의 모범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