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시계가 빨라진다…대출 규제에 ‘부모 등판’ 늘어나는 부동산 시장

기뉴매조
8개의 관련 기사

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6일 오후 12:47

발행: 2026년 3월 16일 오후 12:47

요약 생성중...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주택 증여 주체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2월 기준 50·60대 증여 비중이 70대 이상을 처음으로 넘어섰는데, 이는 대출 규제 강화와 높은 집값으로 자녀의 주택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부모의 '조기 증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고령층 중심의 증여가 이어지며 지역 간 차이가 뚜렷하다.

부동산 증여 시장에서 뚜렷한 변화의 흐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상속을 준비하는 고령층 중심이었던 증여 시장에서, 이제는 50~60대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특히 서울과 경기 같은 수도권에서 두드러지는 이 현상은 대출 규제 강화와 높은 집값에 직면한 자녀 세대를 돕기 위한 ‘조기 증여’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수도권에서 두드러지는 젊은 증여층

2월 서울의 주택 증여 건수는 전월보다 약 9% 증가한 1,773건을 기록했습니다. 숫자 자체도 주목할 만하지만, 더 의미 있는 변화는 증여 주체의 연령대에 있습니다. 서울에서 증여한 사람들 중 70대 이상 비중은 43%로, 한 달 전보다 6%포인트 이상 줄었습니다. 반면 50대(16.2%)와 60대(32.8%) 비중은 동시에 증가하며, 두 연령대를 합친 비율(49%)이 70대 이상을 처음으로 추월했습니다.

경기도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나타납니다. 2월 경기 증여인 중 50대와 60대를 합한 비중은 47.4%로, 70대 이상(41.2%)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과거에는 볼 수 없던 현상입니다. 직방 빅데이터랩실 김은선 랩장은 이 변화의 배경으로 **“집값이 높은 수도권일수록 자녀 세대가 자기 자본만으로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부모 세대가 생전에 자산을 이전해 주는 ‘조력자’로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는 거죠.

여전한 ‘고령 증여’ 지방과의 명확한 차이

수도권의 이 같은 흐름과는 대조적으로, 전국적인 추이는 여전히 다릅니다. 2월 기준 전국 증여인의 절반에 가까운 49.3%가 70대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그 차이는 더 극명해지는데요. 전북의 경우 증여인의 78% 이상이 70대 이상이었고, 전남, 경남, 충남, 강원 등 많은 지방에서도 고령층 비중이 50%를 훌쩍 넘겼습니다.

이는 지역별 주택 시장과 가계 경제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수도권은 높은 주택 가격과 생활비로 인해 자녀의 독립적 주거 마련이 어려워 증여 시점이 앞당겨지는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주택 가격과 더불어 전통적인 상속 관행이 더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증여’라는 같은 행위라도, 지역에 따라 그 의미와 시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증여 시계를 앞당기는 정책의 영향

조기 증여 흐름을 가속화하는 또 다른 힘은 정책 환경입니다. 가장 큰 요인은 당연히 대출 규제 강화입니다. 고금리와 엄격한 대출 심사로 자녀 세대가 주택 구매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훨씬 어려워지면서, 부모의 도움을 통한 자금 조달 수요가 자연스레 증여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다가오는 세제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심리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강화 논의가 지속되면서, 보유 주택이 있는 부모 세대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리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거죠. 비록 아직 시행되기 전의 조치이지만, 정책 변화에 대한 예측이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을 앞당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단순한 자산 이전을 넘어, 불확실한 미래의 규제 리스크를 피하려는 전략적 선택의 측면도 있습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업계에서는 집값이 높은 수도권의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부모 세대의 조기 증여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다만, 이 같은 증여 증가가 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의 유동성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또 다른 관찰 과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