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연속 서킷브레이커
7월 29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10% 넘게 폭락하며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전날에 이은 사상 초유의 동반 발동 사태였는데요. 이틀 만에 865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고, 7월 한 달간의 낙폭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섰습니다. 코스피는 5,663선으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급락하며 양 시장 모두 극심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한 반도체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판단은 정반대로 갔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7% 증가한 60조 원을 넘겼음에도, 주가는 9.6% 급락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 원 넘게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삼성전자 역시 18만 원대까지 밀렸다가 20만 원대에서 간신히 마감했습니다.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반도체 고점 논란이 겹치면서 대형주 중심의 패닉셀이 나타났고, 일본 키옥시아와 대만 난야도 폭락하며 공포는 글로벌로 퍼졌습니다.
왜곡된 수급과 꺾인 투자 심리
이번 폭락의 이면에는 레버리지 상품이 수급을 왜곡시켰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5월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비정상적인 과매도를 심화시켰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기관은 저가 매수에 나섰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 원 넘게 순매도하며 불안 심리를 드러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한 달 만에 20% 넘게 줄어 107조 원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의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일 뿐이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 증시의 쏠림 현상이 오히려 취약점으로 드러난 측면도 있는데요. 앞으로 실적 모멘텀과 거시 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교차하는지에 따라 증시의 향방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