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은 시사했지만 비핵화는 멀어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연내 회동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짧게 긍정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미 정상회담을 시사한 것은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구체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습니다.
다만 회동의 목적이 여전히 북한 비핵화인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는데, 이는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사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57개에 달한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한 점을 보면, 미국이 이미 북한의 핵 보유를 전제로 실무를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동맹의 딜레마, 훈련은 모욕이고 호르무즈는 불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 현안에서도 기존과 다른 기조를 보였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모욕적인 행위라고 비판한 것인데요. 과거 임기 때도 훈련 축소를 지시했던 만큼, 대북 대화를 위해 군사적 압박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됐습니다. 미국이 이란 분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했으나 한국이 사양한 점을 언급하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한국이 대미 투자를 약속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는데요. 안보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하려는 미국의 복합적인 입장이 엿보입니다.
한반도 안보 지형은 어디로
이번 발언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질적인 선회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비핵화라는 원칙을 내세우기보다는 북한의 핵 동결과 관리를 전제로 한 평화 협상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물론 이란 핵 개발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 핵에 대해서는 이미 현실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선택지는 복잡해집니다. 사설에서도 지적했듯 북미 대화를 지지하면서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자주국방 태세를 다져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겁니다. 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안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