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조 예산의 최대 쟁점
내년도 821조원 규모 예산안 심사에서 162조3000억원짜리 미래대응기금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초과세수 일부가 더해지면 초기 기금 규모는 약 200조원에 이르는데요. 정부는 이 가운데 내년에만 45조4000억원을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계정으로 나눠 지출할 계획입니다.
여당은 글로벌 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 저수지'라고 설명하지만, 야당은 '정권의 쌈짓돈'이자 '미래소멸기금'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기금 여유자금 104조원과 문제 사업 예산 27조원 등 총 134조원을 삭감하고, 사립대 반값 등록금과 청년 월세 지원 등 11조5924억원의 민생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사라지는 재원, 흔들리는 지속성
가장 큰 우려는 기금의 재원 구조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9년 이후 추가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금의 최대 재원이 사라지는 셈인데요. 돈을 모으는 일보다 쓰는 일에 치중하는 비대칭 구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기에 국회 통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논란도 붙습니다. 정부는 주요 항목 지출을 30% 범위에서 국회 동의 없이 증액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내년 사업성 기금 45조4000억원의 30%인 13조6200억원까지 정부 재량으로 늘릴 수 있는 겁니다. 기금운용심의회의 민간 위원 자격 요건이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점도 통제 장치가 허술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대안으로 떠오른 국부펀드
이런 가운데 초과세수를 장기 운용하는 국부펀드로 흡수하자는 제안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오일머니를 철저한 재정준칙과 정치적 독립성 아래 수십년 불려 3000조원이 넘는 국가 자산을 만들었습니다. 아일랜드는 GDP 대비 일정 비율을 명문화해 꾸준한 성과를 냈고요.
다만 수익성 문제는 남습니다. 정부는 기금 여유자금 103조3614억원을 주식과 채권으로 운용할 계획인데, 최소 목표 수익률은 연 3.8% 수준입니다. 반면 국고채 조달 금리는 9월 기준 연 4.25%까지 올랐습니다. 비싼 이자로 빌린 돈을 더 낮은 수익률로 굴리는 '역마진' 우려가 커지는 대목입니다. 예산정책처는 여유 재원 30조원을 국고채 발행 축소에 활용하면 연간 약 1조2300억원의 이자를 아낄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