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홍수가 덮친 네팔, 어린이 1만 7000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2026년 8월 26일 네팔과 중국 국경에 위치한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시작된 대홍수가 수많은 생명과 가정을 앗아갔습니다. 네팔 정부가 8월 31일을 기준으로 발표한 사망자는 903명이며, 실종자는 무려 4,247명에 달하는데요. 특히 이번 재난에서 어린이 피해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어린이가 약 1만 7,000명으로 집계되었고, 라하레파우 지역에서는 학생과 교사 250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베트라와티 마을에서는 5살 소녀 키르티 타망이 어머니와 언니를 잃고 홀로 살아남았습니다. 키르티는 급류에 휩쓸려 비탈면으로 떠밀려갔다가 숲에서 발견되었는데, 가족을 잃은 충격으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지역에서도 60시간 동안 흙더미에 갇혀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어린이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900명을 살린 교장의 순간적 판단
재난의 어두운 면 속에서도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진 곳이 있습니다. 누와콧 지역의 트리슐리 중학교에서 라젠드라 다와디 교장이 신속한 대처로 학생과 교직원 900여 명의 생명을 구했는데요. 다와디 교장은 홍수 경보 전화를 받자마자 수업을 중단하고 아이들을 높은 곳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정보가 사실일 경우 아이들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고, 이 직감이 대참사를 막아낸 결정적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대피한 지 불과 10분 뒤 거대한 물살이 학교를 덮쳤고, 건물 전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교장은 학교로 향하던 스쿨버스에도 연락해 방향을 돌리게 했고, 이 덕분에 인명 피해 없이 모두가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홍수가 등교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다른 지역의 학교들은 피해를 피하지 못했고, 버스가 휩쓸려가는 참변도 발생했습니다.
취약한 곳에 더 깊게 박힌 재난의 상처
이번 홍수는 네팔 사회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젊은 남성 상당수가 도시나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상태라 마을에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 남아 있었는데요. 바로 이 취약 계층들이 홍수 피해를 집중적으로 입었고, 생존한 아이들마저 심리적 트라우마와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니세프와 네팔 적십자사는 즉각적인 심리사회적 지원과 균형 잡힌 영양 식단 공급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즉석식품 위주로 지원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와 아이들의 정서 회복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흙과 잔해가 가득한 마을에서는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수색 작업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