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로 '살려주세요' 신고에도… 남양주 스토킹 살인, 경찰 초기 대응은 왜 실패했나

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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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0일 오후 6:49

발행: 2026년 3월 20일 오후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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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스토킹 살인 피해자는 사건 3주 전 차량에 위치추적기가 부착됐다고 신고했고, 피습 당시에는 스마트워치로 112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결국 살해당했다. 경찰은 초기 신고 시 가해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부실 대응 논란이 제기됐다. 사건 후 경찰은 책임 소재를 묻고 관계성 범죄 전수점검을 지시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섰지만, 피해자 신호의 실질적 대응 능력 강화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스마트워치의 절박한 외침

지난 14일 오전 8시 56분께, 한 여성이 스마트워치를 통해 112에 접속했습니다. 전송된 음성에는 “구해주세요, 신고해주세요, 살려주세요”라는 절박한 목소리와 함께 남녀 간의 시비 소리, 그리고 곧이어 들리는 여성의 비명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신고에도 불구하고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이것은 남양주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의 마지막 순간이었고, 피해자가 발신한 마지막 신호였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그보다 3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피해자는 지난 2월 21일, 전 남자친구인 가해자가 자신의 차량 밑에 위치추적 태그 두 개를 부착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지인을 통해 가해자가 실시간 위치 확인 어플을 사용하고 있다는 정황까지 포착해 경찰에 알렸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나 적극적인 격리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신고는 있었지만, '격리'는 없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논란은 경찰의 초기 대응 실패입니다. 피해자는 명백한 스토킹 범죄의 증거를 제시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가해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관계성 범죄, 특히 스토킹의 경우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물리적으로 격리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1차 조치입니다. 하지만 이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피해자는 계속된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의 대응을 둘러싼 의문은 단순히 ‘대응이 느렸다’는 수준을 넘습니다. 피해자가 제시한 위치추적기 부착은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에 해당하는 명백한 범죄 정황입니다. 또한 실시간 위치 추적 시도는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위험성이 높은 경우 경찰이 즉각적인 위험평가를 실시하고, 필요시 가해자에 대한 접근금지조치나 긴급체포 등 강력한 초동 대응을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렇지 못했던 점이 이번 비극을 막지 못한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책임과 재발 방지를 위한 질문

사건 이후 경찰 조직은 강력한 내부 조치에 나섰습니다. 수사를 지휘했던 구리경찰서 서장이 대기 발령 조치됐고, 사건 대응 전반에 대한 감찰이 진행 중입니다. 또한 경찰청은 전국의 관계성 범죄에 대한 전수점검을 지시하고,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서는 7일 이내 전자장치 부착이나 구속영장 신청 등 강력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도적 보완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던지는 본질적인 질문은 제도나 지침보다 더 깊습니다. 바로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피해자는 위치추적기 신고와 스마트워치 신고라는, 현대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명확한 도움 신호를 두 차례나 보냈습니다. 문제는 이 신호가 체계 내에서 충분히 ‘위험’으로 인식되고, 즉각적인 ‘행동’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워치를 통한 신고 자체는 신속한 도움 요청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기술적 접근성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신호를 받아처리하는 기관의 대응 능력과 판단력임을 이 사건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단호한 처벌 규정과 함께, 현장에서 피해자의 공포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권한을 경찰에 부여하는 논의가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