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행정안전부의 하천·계곡 불법시설 점검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행안부는 전국에서 835건의 불법시설을 확인하고 90%를 철거했다고 보고했지만, 대통령은 실제보다 적게 보고됐을 가능성을 지적한 겁니다. 동시에 정부는 올해 불법 점용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다고 발표하며, 단속 인력 확충과 제도 개선을 예고했습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단속을 넘어, 공무원 행정 태도와 지방자치단체의 현장 관리 실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 숫자에 가린 '진짜 문제'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실태조사와 국민신고를 통해 전국 하천·계곡에서 835건의 불법 점용 시설을 확인했고, 이 중 753건(90%)을 원상복구하는 등 정비를 마쳤다고 보고했습니다. 불법시설에는 식당 영업을 위한 평상, 그늘막, 물놀이 시설 등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 수치를 접한 직후 의구심을 표명했습니다. 경기도지사 시절 경험을 들며,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불법사항을 알고도 '못 본 척'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결국 보고된 '90% 철거 완료'라는 숫자는, 상대적으로 처리가 쉬운 시설만 집계된 결과일 가능성을 내비친 셈입니다. 대통령은 지자체에 재점검 기회를 준 뒤에도 누락이 발견되면 관련 공무원과 자치단체를 엄중히 징계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공무원의 '못 본 척'과 지자체의 딜레마
대통령의 날선 지시는 공무원 사회와 지방행정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시설 하나가 아닌, 그背后에 있는 행정 관행입니다. 불법 계곡 정비는 현장 여건이 복잡하고, 지역 주민과의 마찰을 수반하는 까다로운 업무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눈감아 주는 소극적 태도를 보일 때, 문제는 공식 통계에서 사라집니다. 대통령은 규모가 큰 불법시설의 경우 직무유기로 처벌할 방안까지 검토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지자체 입장에서는 단속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민 반발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신중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상충되는 압력 사이에서 공무원의 '못 본 척'은 개인의 태도 문제라기보다, 구조적인 딜레마가 낳은 결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재발 방지보다 어려운 '첫 단추'
정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불법시설 정비를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입니다. 행정안전부는 단속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하천 분야 특별사법경찰 인력을 확충하고, 지역별로 하천·계곡 순찰대를 운영하는 등 맞춤형 대응에 나설 예정입니다. 또한, 정비 완료 지역에 재발 방지 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반복·상습적 위반자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 특례 확대와 이행강제금 부과 근거를 법적으로 보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일회성 단속을 넘어, 불법시설이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정책의 첫걸음은 정확한 실태 파악입니다. 대통령이 재조사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철거율 90%라는 성과보다, 나머지 10%에 어떤 난제가 숨어있고,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불법시설은 전국에 얼마나 더 있는지부터 가려내야 진정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지시와 정부 계획은 하천과 계곡을 공공의 재산으로 되돌리고 국민 안전을 지키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그 성패는 결국 현장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공무원과 지자체에 실효성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지에 달려 있을 겁니다. 숫자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이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