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송유관이 끊기고, 석유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 송유관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를 차지하는 핵심 동맥인데요, 복구에만 최장 56주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의 원유 공급량은 하루 평균 600만 배럴로 떨어지며 3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얀부항에는 겨우 57일치 재고만 남아 있어 공급망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 여파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7달러 선을 돌파했고, 미국 내 경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에너지 수출 대국이었던 사우디가 오히려 공급 차질의 진원지가 된 셈인데요, 이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안으로 번질 수 있는 신호입니다.
사우디는 포위됐고, 미국의 도움도 불투명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처지는 매우 곤란합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방해와 홍해 남부 해상 통제권 장악으로 석유 수출로가 대부분 막힌 상황에서, 대체 경로였던 동서 송유관까지 끊겼습니다. 이로 인해 아시아행 원유 수출량은 한때 하루 340만 배럴에서 12만 8천 배럴로 급감하며 사실상 수출 기능이 마비되었습니다.
당연히 사우디는 군사적 반격을 검토하고 있지만, 후티 반군의 무기 체계 고도화와 이란 개입 가능성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외교적 타협은 후티 세력만 키워줄 수 있다는 부담이 커서 현실적인 선택지가 많지 않은데요, 여기에 동맹국인 미국마저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동 분쟁 개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으며, 빈살만 왕세자의 공습 지원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도 우회 항로마저 위태롭습니다
이번 사태는 한국의 에너지 수급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위험을 피해 사우디 얀부항을 경유하여 울산항으로 들어오는 원유가 급증했는데, 지난 67월에는 전년 대비 800900% 이상 늘어날 정도로 우회 항로가 중요해졌습니다. 하지만 동서 송유관이 폐쇄되고 홍해 일대의 후티 활동이 격화되면서, 이제는 우회 항로마저 불안정해지는 이중 병목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행히 정부와 정유업계는 사전에 대응 물량을 확보해두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78월 도입 물량을 전년 대비 100% 이상, 910월 물량도 90% 이상 미리 확보했다고 밝혔는데요, 비축유 SWAP 제도를 재개하는 등 수급 안정을 위해 여러 장치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당장의 물 부족은 막을 수 있겠지만, 중동 긴장이 장기화된다면 국제 유가의 불안정성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