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물었더니, 답이 갈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수사기관장 배석 여부를 논의하며 구글의 인공지능 '제미나이'를 활용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제미나이는 구글 검색과 지메일, 드라이브, 유튜브 등과 연동해 사용자의 맥락을 반영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질문의 전제와 표현에 따라 답변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야당은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편향된 질문으로 편향된 답변을 받아 대통령이 엑스에 올리는 처참한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제미나이가 '권한남용 중대범죄, 탄핵 사유'를 언급한 반면, 자신이 물었을 때는 정반대 결론이 나왔다는 겁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제미나이에 물어보니 "이재명 대통령은 재판받아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AI가 내놓은 답변을 공개해 상대를 반박하는 방식이 확산하면, 같은 기술로 서로 다른 결론을 내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국무회의 배석, 법적으로는 문제없다?
논란의 뿌리는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입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은 20일 취임 직후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이 대통령은 "편 가리지 말고 일체의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참석을 두고 반발이 나오자 대통령은 헌법 제66조와 정부조직법 제11조·제12조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중수청과 공소청이 행정부 소속 외청인 만큼 참석은 법률이 보장한 절차라는 설명입니다.
법조계의 시선은 조금 다릅니다. 위법은 아니지만 독립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국무회의에 함께 앉은 정부 인사가 중수청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매주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 자체가 공정성 시비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남는 것은 수사 실적
두 논란은 결이 같습니다. 권한을 가진 쪽이 중립을 말할수록, 그 중립을 어떻게 증명할지가 더 중요해진다는 점입니다. AI 답변은 질문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해서 독립성 우려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김 청장은 취임 직후 '수사의 정치화 청산'을 강조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결국 실제 수사 실적과 투명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성역 없는 수사를 말로만 강조할지, 결과로 보여줄지가 앞으로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