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야구 인생, 한 순간의 선택으로 접히다
지난 6월 불거진 응원 구호 논란의 주동자였던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 2명이 결국 선수 생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야구를 해온 이들은 최근 학교 측에 야구부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는데요. 이로써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구호를 외쳤던 학생들은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유니폼을 벗게 되었습니다.
한마디가 불러온 파문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였습니다. 당시 배재고 야구부 학생 2명이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의 구호를 선창했고, 이를 다른 선수들이 따라 부르는 모습이 알려지며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해당 표현은 스타벅스의 '5.18 탱크 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시키는 지역 비하성 내용이 담겨 있어 사회적 공분을 샀죠.
논란이 커지자 배재고 야구부는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광주제일고 측이 선처를 호소하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당초 6개월이었던 전국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1개월로 감경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내부에서는 엄중한 책임 추궁이 이어졌는데요. 배재고는 학생생활위원회를 열어 구호를 주도한 2명에게 중징계를, 함께 외친 10명에게 경징계를 내렸습니다.
징계 넘어선 사회적 책임의 무게
공식적인 징계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적 비판은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중징계를 받은 주동 학생 2명은 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야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다른 학생들 가운데 일부도 전학을 고려하고 있어 배재고 야구부의 향후 인원 구성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고교 야구장의 응원 넘어 역사적 아픔에 대한 인식 부재를 드러낸 사례로 꼽힙니다. 10년간 쌓아온 꿈이 한 순간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무너진 셈인데요. 물론 학생들이 반성의 기회를 얻고 사과했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의 수위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학교 스포츠 현장에서 인성 교육과 역사 인식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