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는 늘고 학생은 줄었는데, 교부금만 자동으로 증가합니다
정부가 55년간 유지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연동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산정 체계를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현재는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교육재정으로 배분되는 구조인데요. 문제는 지난 10년간 학령인구가 175만 명이나 줄어든 동안 교육교부금은 오히려 40조 원가량 늘었다는 점입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한정된 국가 재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방식은 최근 3개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규모를 정하게 됩니다. 이 산식대로라면 내년 교부금은 기존 연동제 기준 100조 원에서 약 80조 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인데요. 당연히 줄어든 20조 원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되어 고등·평생·영유아 교육 등 다른 분야에 재투자될 예정입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추가 세수가 발생하면 이 기금 규모는 100조 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학교 하나 없어지지 않았는데, 비용은 고정입니다
교육계는 이번 개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해서 교육비가 똑같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인천의 경우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학생 수는 2.9% 감소했지만, 학급 수는 383개나 늘었고 학교도 11개가 새로 생겼습니다. 학교가 유지되는 한 교직원 인건비와 시설 관리비, 전기요금 등 고정비용은 그대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특수교육 대상자는 10년 새 37% 증가했고 다문화 학생은 145%나 급증했습니다. AI·디지털 교육 투자와 돌봄 수요까지 늘고 있어 학생 1인당 드는 비용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 354개 교육단체가 참여한 긴급행동은 청와대를 찾아가 일방적인 개편 중단을 요구했으며, 전북교육청과 대전시의회 등에서도 재정 안정성 훼손을 이유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100조 원 기금, 교육 현장의 불안을 달랠 수 있을까
정부는 교부금 차액과 추가 세수를 모아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초중등뿐 아니라 대학과 평생교육에도 쓸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교육부조차 현행 연동 비율 수준의 재원을 법으로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미래대응기금이 언제 어떻게 교육 현장에 돌아올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큽니다.
정부는 9월 초 국회에 개편안을 제출할 계획인데요.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다 보니 청와대가 교원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하는 등 설득 작업에 나섰습니다. 단순히 학생 수만으로 교육재정을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학급과 시설, 새로운 교육 수요까지 함께 볼 것인지. 이 논쟁은 앞으로 국회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