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 핵심광물 블록 형성 가속화, 아르헨·韓 균형 외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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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7일 오전 8:17

발행: 2026년 2월 6일 오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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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핵심 광물 공급망 재편에 나서며 아르헨티나와 협정을 체결하고 한국 등 동맹국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에도 중국 투자 유지 의사를 밝히며 균형 외교를 시도 중인 반면, 한국은 자원 확보 필요성과 중국 보복 우려 사이에서 난감한 입장이다. 이는 글로벌 자원 전쟁이 경제 협력을 넘어 지정학적 경쟁으로 확대되며 중진국들을 선택의 기로에 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 아르헨티나는 균형 잡기

아르헨티나 정부가 미국과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협정을 체결한 직후, 파블로 키르노 외교부 장관은 이 협정이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칠레, 볼리비아와 함께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리튬 삼각지대’에 속해 있는데요. 키르노 장관은 협정의 목표가 공급망 안정성과 가치 사슬 확보에 있으며, 이미 아르헨티나에 진출해 있는 중국 기업들의 활동을 막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친미 외교 노선과 연내 중국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강화와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힙니다.

사실 이번 핵심 광물 협정은 지난해 11월 체결된 양국 간 ‘상호무역협정 프레임워크’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 프레임워크에 따라 미국산 기계류, 의약품 등 200여 종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대가로, 1600개 이상의 자국 농산물과 공산품에 대한 미국 시장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경제 지원을 한 배경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 직면한 ‘희토류 샌드위치’ 딜레마

미국의 움직임은 동맹국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워싱턴에서 56개국 장관급 인사가 모인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개최했고, 여기서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습니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동맹국들에게 핵심 광물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공식 요청했는데요, 한국 정부는 이 요청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절실한 만큼 미국 주도의 공급망 다변화에 동참해야 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과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인데요, 미국이 주도하는 ‘포지 이니셔티브’나 ‘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FORGE)’과 같은 무역 블록 형성 움직임을 두고, 중국 외교부는 “배타적 규칙을 통해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훼손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과거 사드(THAAD) 배치 문제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당시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적 보복을 경험한 바 있어, 미국의 압박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지정학적 경쟁 속 국가들의 선택

미국의 이러한 공세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지정학적 경쟁의 성격이 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미국산 석유·가스 수입을 제안한 것은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원인 러시아, 이란 등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동시에 미국은 12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핵심 광물 비축 계획 ‘프로젝트 볼트’를 발표하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산업 경쟁력과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본격적인 자원 전쟁에 돌입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글로벌 구도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난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처럼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국 시장과의 관계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국가들입니다. 한국은 내년 6월까지 FORGE의 의장국을 맡게 되었는데, 이는 미국 주도의 협력체 내에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한국은 자원 안보라는 명분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관리라는 현실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 감각을 발휘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이제 단순한 동맹 선택이 아닌,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최선의 실리를 찾는 미묘한 외교적 줄다리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