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27일 신규 댐 5곳의 건설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충남 청양과 부여에 들어서는 지천댐을 비롯해 경기 연천의 아미천댐, 전남 강진 병영천댐, 경남 거제 고현천댐, 울산 울주 회야강댐이 대상입니다. 총사업비 1조 7,000억 원이 투입되며, 완공하면 약 1억 3천만 톤에 달하는 물그릇을 새로 확보하게 됩니다.
5곳 신규 댐 확정…메가프로젝트와 홍수 대응 두마리 토끼
이번에 선정된 5곳은 용도에 따라 명확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특히 지천댐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이 밀집한 충청권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용수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루 18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다목적댐으로, 2010년 보현산댐 이후 16년 만에 추진되는 대규모 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충청권 산업단지 확대에 따른 물 수요 급증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인프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울산 회야댐과 거제 고현천댐 등은 홍수 조절용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회야댐에는 폭 20m, 높이 7.3m 규모의 수문 5문이 설치되어 홍수 조절 용량 810만 톤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하류 시가지의 홍수량을 약 20% 줄일 수 있어, 최근 잇따르는 극한 호우에 대한 대응 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2년 새 네 차례 뒤집힌 계획…정권 교체의 그림자
사실 이번 결정까지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2024년 7월 윤석열 정부가 14곳의 댐 건설을 발표한 뒤, 지역 반발로 10곳으로 줄어들었다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7곳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7곳 모두 전면 중단되기도 했는데, 이번에 5곳만 다시 걸러진 겁니다. 2년 사이에 무려 네 차례나 계획이 뒤집히면서, 수자원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흔들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때 마련된 댐 건설 장기계획이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된 전례가 있었죠. 댐은 계획부터 완공까지 약 20년이 걸리는 초장기 사업인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5년에서 10년 단위로 방향이 바뀌는 구조입니다.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잦은 정책 변경이 행정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과학과 민생 사이에서 일관성 찾기
물론 정부의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기후 위기로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찾아오는 이상 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수자원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후 위기에 따른 용수 수요 대응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권현한 세종대 교수 역시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대로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는 사전 조율 없이 갑작스럽게 추진되는 계획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동의와 환경 영향 평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라는 뜻입니다. 당연히 댐 건설은 지역 생태계와 주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충분한 협의와 보상이 뒤따라야 합니다.
극한 기후 시대에 댐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필요성이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거나 정권에 따라 번복된다면, 민생과 안전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과학적 근거와 지역 협의를 바탕으로 한 일관된 정책 추진이 이제는 정말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