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세계유산 지위 위기, 서울시 재개발 강행과 유네스코의 경고가 충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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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6일 오후 6:48

발행: 2026년 3월 16일 오후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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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개발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3월 말까지 요구하며, 미이행 시 종묘를 보존 의제로 상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사업 시행자 SH공사의 불법 시추를 고발하며 서울시에 협의를 촉구했지만, 서울시는 사업 인가 강행 움직임을 보이며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의 경고, 종묘 지위 위협

유네스코가 서울시에 보낸 서한 한 통이 문화재계와 행정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실시 여부에 대한 확답을 3월 말까지 요구했습니다. 만약 회신이 없거나 평가를 거부할 경우, 오는 7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를 ‘보존 의제’로 상정하거나 현장 실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가 담겼습니다. 이는 한국의 첫 세계유산인 종묘의 지위가 취소될 수도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각성시키는 내용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이에 맞서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를 매장유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허가 없이 진행된 시추 작업이 발굴조사가 끝나지 않은 유적지의 현상을 변경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불법 시추와 발굴된 역사의 흔적

갈등의 중심에는 세운4구역이라는 토지가 있습니다. 2022년부터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 이 지역에서는 조선 시대의 도로 체계와 대형 건물터, 배수로, 이문(里門)의 흔적, 제물로 추정되는 소뼈가 매납된 구덩이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한양 도성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들입니다. 문제는 이런 유적에 대한 구체적인 보존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SH공사가 지난달 국가유산청의 허가 없이 11개 지점에 깊이 38m의 시추공을 뚫었다는 점입니다. 매장유산법은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지역에서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발굴 현장 조사가 완료된 후의 정당한 절차였다고 해명하지만, 국가유산청은 ‘복토 승인’과 ‘발굴조사 완료’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며 법적 위반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협상 테이블과 찾아오는 미래

현재 국가유산청과 서울시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의 허민 청장은 서울시장, 종로구청장이 함께하는 3자 논의 테이블을 제안했습니다.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우선 실시하고,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중단한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입니다. 반면, 서울시는 주민 대표까지 포함한 4자 협의체를 요구하며, 오는 19일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사업시행인가를 4월 중으로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서울시의 강행이 만약 유네스코의 경고를 실현시킨다면, 그 대가는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의장국인 한국에서 한국의 세계유산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공론화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더 나아가,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등재에도 부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단순한 개발과 보존의 충돌을 넘어, 국가가 문화재를 대하는 기본 자세와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되묻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