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AI 과잉투자 우려에 뉴욕증시 찢어지고, 코스피는 반등 시도

K뉴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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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2일 오후 1:06

발행: 2025년 12월 12일 오전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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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AI 인프라 대규모 투자 계획과 부진한 실적이 '과잉 투자'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주가가 11% 급락했습니다. 이는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약세와 우량주 강세라는 양분된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국내 코스피는 미국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에 힘입어 소폭 반등했으나, AI 관련주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합니다. 시장은 AI의 미래성과 투자 과열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자금이 경기민감주 등 다른 섹터로 이동하는 '로테이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기술주와 우량주로 양분된 시장

AI(인공지능) 버블 논란이 다시 불거지며 미국 증시가 찢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우존스와 S&P500 지수는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하락했습니다.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는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있었습니다. 오라클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본 지출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투자자들은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를 크게 나타내며 오라클 주가를 11% 가까이 급락시켰습니다.

이러한 충격은 뉴욕증시 전반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매그니피센트7(M7)로 불리는 빅테크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죠.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1%대 하락을 기록했고, 알파벳은 2% 넘게 떨어졌습니다. 반면, 월마트나 유나이티드헬스그룹 같은 우량주와 경기 민감주들은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시장의 자금 흐름이 고평가된 기술주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는 '로테이션' 현상이 뚜렷해진 겁니다.

오라클을 뒤흔든 '300조 원'의 도전

오라클의 문제는 명확했습니다. 회사는 AI 수요 급증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장기 임대 약정 규모만 300조 원(2,480억 달러)을 넘어섰고, 이번 회계연도의 자본 지출 계획도 500억 달러(약 65조 원)로 크게 늘렸습니다. 특히 오픈AI와 3천억 달러 규모의 이용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모습이었죠.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같은 '과감한' 행보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막대한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채를 늘려야 할 가능성이 커지자, 오라클의 신용 위험을 재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실적 발표 후 열린 회의에서 경영진이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 점도 불안감을 가중시켰습니다. 월가는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거액의 투자가 언제 수익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스피, '오라클 쇼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다

12일 국내 증시는 이른바 '오라클 쇼크'의 영향을 일부 떨쳐내고 소폭 상승으로 출발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0.32% 오른 4,123.83에 장을 열었습니다. 다우존스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긍정적인 정서로 작용했고,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동반 매수세가 지수를 지지했죠. 전날 3일 연속 하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 심리도 한몫했습니다.

그러나 시장 흐름은 뚜렷이 갈렸습니다. 오라클 발표로 촉발된 AI 관련주에 대한 조심스러운 시선은 국내 반도체 주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SK하이닉스는 1%대 상승에 그쳤고, 시장은 전체적으로 신중한 모드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같은 일부 대형주와 경방, 로스웰 등 소위 '스팩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며 활기를 띠기도 했습니다. 이는 해외에서 나타난 기술주에서 다른 섹터로의 자금 이동이 국내에서도 일부 재현되는 양상으로 읽힙니다.

AI 버블 논쟁과 투자의 새로운 흐름

오라클 사건은 AI 산업 전반에 던져진 경고등으로 해석됩니다. 기술의 미래가 밝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 성장을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자본 투입의 속도와 규모, 그리고 수익화의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LS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오라클 실적을 계기로 AI 거품론이 재점화됐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시장의 또 다른 흐름은 뚜렷합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경기 회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도 기술주가 주춤하는 사이 금융, 산업재 섹터가 S&P500 지수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투자자들이 '값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찾아 움직이는 현상은 단순한 기술주 조정을 넘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시장은 AI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과 단기적인 투자 과열 우려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오라클의 향후 자금 조달 계획과 실적 전망이 주목받는 가운데, 투자 심리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와 함께 연말까지 혼조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증시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기술주와 비(非)기술주 간의 엇갈림이 지속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