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세금이 건강 위험을 키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값싼 가당음료와 주류가 전 세계적으로 비감염성 질환을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WHO는 가당음료에 대한 평균 세율이 가격 대비 고작 2%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는데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세율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건강에 해로운 제품의 소비를 억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처럼 낮은 세율이 사실상 비만, 당뇨병, 심장병, 암 등 각종 질병의 발병률을 높이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WHO의 진단입니다.
세금 정책의 구멍, 그리고 현실
문제는 세금 정책 자체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현재 116개국이 탄산음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100% 과일주스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인스턴트 커피 등은 대부분 세금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주류 시장도 마찬가지인데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56개국에서 맥주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최소 25개국에서는 와인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기도 하죠. 결국 건강에 해로운 다양한 제품들이 세금이라는 장벽을 거의 통과하지 않은 채 시장에 널리 퍼지고 있는 셈입니다. WHO는 이 같은 불균형을 지적하며 세금 부과 범위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건강세 인상, 그리고 2035년 목표
이에 대한 WHO의 해법은 명확합니다. 담배, 가당 음료, 주류에 대한 세금, 이른바 '건강세'를 대폭 인상하라는 건데요.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고율의 세금이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보건 서비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WHO는 '3 by 35 계획'이라는 목표도 내놓았습니다. 2035년까지 담배, 주류, 가당 음료 이 3대 품목의 실질 가격을 인상시키겠다는 전략이죠. 매년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내는 해당 산업과 달리, 각국 정부의 건강 증진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장기적인 보건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