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넘어선 당권 경쟁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 전 대표가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꼽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즉각 처리하라고 압박하자, 김 총리는 이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화답했는데요. 다만 구체적인 입법안 제시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은 걸 두고 정 전 대표는 시간 끌기용 꼼수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처럼 한 건의 정책을 두고도 해석과 공세가 엇갈리는 모습은, 단순한 정책 대립을 넘어 당권 경쟁의 서막이자 세력 대립의 성격이 짙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양측은 당의 정통성과 리더십 스타일을 두고도 서로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정 전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DNA를 사수하겠다며 자신을 강성 지지층의 대변자로 내세웠습니다. 반면 김 총리 측은 정 전 대표 재임 시절의 당청 갈등을 문제 삼으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실용적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죠.
여론조사 속 지지층의 미묘한 차이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세 후보의 지지 기반에 흥미로운 차이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의 45%를 얻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진보층에서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보수층에서는 오히려 정청래 전 대표가 김 총리를 앞서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정 전 대표의 강성 대응 스타일이 보수층의 상대적 선호로 이어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송영길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과 일반 응답자 모두에서 3위를 기록하며 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여론조사가 실제 당원 선거인단의 표심을 정확히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의 성향은 일반 유권자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호남 민심이 쥐는 전당대회 키
세 후보가 동시에 주목하는 곳은 권리당원의 약 30%가 밀집한 호남 지역입니다. 정 전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일곱 차례나 호남을 방문하며 전통시장과 당선인 워크숍을 찾았고, 김 총리 역시 중국 출장을 마치자마자 전북 당선인 워크숍에 달려갔습니다. 방미 일정을 마친 송영길 의원까지 귀국 직후 전주 타운홀 미팅을 예고하며 호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죠.
이처럼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원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계파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두 달간의 전당대회 과정이 단순한 경선을 넘어 민주당의 정체성과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