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공간에서 벌어진 비극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정비 중 발생한 화재로 60대 여성 하청 노동자가 숨진 지 이틀째입니다. 지난 9일 오후 1시 58분쯤 정비 작업이 한창이던 잠수함 내부에서 불이 났는데요, 당시 함내에 있던 47명의 작업자 중 46명은 긴급 대피에 성공했지만, 청소 작업을 하던 A씨만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약 2시간 40분 만에 진화에는 성공했지만, 협소한 선체 구조와 잔류 전류 위험으로 구조 작업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화재 경보부터 구조까지 난관
최초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화재는 잠수함 복도 틈새 아래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목격자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유독가스가 발생해 소화기로 끄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증언했는데요, 문제는 잠수함 내부에 별도의 화재 경보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공장 전체 경보음이 여러 격벽으로 둘러싸인 내부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화재 인지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안전 장치 미비는 사고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구조 작업이 지연된 데는 기술적 어려움이 컸습니다. 잠수함 내부 진입로는 매우 좁았고, 전선과 배관이 복잡하게 얽혀 장비 투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야간에는 잔류 전류로 인한 스파크와 소규모 폭발 위험까지 더해져 소방관들의 접근을 더욱 제한했죠. HD현대중공업은 사고 발생 당일 A씨를 부상자로 공시했지만,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판단에 따라 하루 만에 사망자로 정정 공시했습니다.
사후 수사와 안전 대책 촉구
고용노동당국은 사고 직후 울산조선소에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선체 하부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인데요, 배터리룸에서 불꽃이 튀었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 전기적 요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하청 노동자의 안전 관리와 위험 환경에서의 작업 프로토콜이 다시 한번 점검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경찰과 노동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안전 시스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