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 드론 띄운 서울시...러브버그와의 전쟁
올해 여름은 시작부터 남달랐습니다. 이른 더위의 영향으로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의 발생 시기가 예년보다 크게 앞당겨졌는데요. 서울시는 이에 맞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림 지역에 살수 드론을 집중 투입하며 방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불암산과 수락산 등 주요 지역에서 대형 드론이 미세한 물방울을 뿜어내며 러브버그의 날개를 적시고 있습니다. 비행 능력을 떨어뜨려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물리적 방식이 핵심입니다.
당연히 이번 방제는 화학 살충제를 쓰지 않습니다. 순수한 음용수를 이용해 낙하 압력으로 벌레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친환경적인 접근인데요.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 문제도 피하고, 비표적 생물에게 미칠 수 있는 악영향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러브버그가 익충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해 완전 박멸보다는 개체 수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드론과 함께 고공 포집 장비와 향기 유인 물질 포집기도 병행 운용됩니다. 서울시는 당초 1,300개로 계획했던 포집기 설치 수량을 무려 4,800여 개까지 대폭 확대했는데요. 짧은 시간 내 급증하는 개체 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배치입니다. 이번 주말을 개체 수 대발생의 고비로 보고 있어 방제 체계를 강화한 것입니다.
화학 약품 대신 물방울로...친환경 방제의 이면
러브버그 방제에서 눈에 띄는 건 기존 방식과의 차이입니다. 과거와 달리 화학 약품에 의존하지 않고 물리적 수단을 택한 점인데요. 이는 생태계를 고려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살충제를 무분별하게 뿌리면 오히려 해충의 저항성만 키울 뿐 아니라 다른 생물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이런 우려를 반영해 음용수를 활용한 살수 드론 운영에 나섰습니다.
사실 러브버그 자체가 인체나 농작물에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대량 발생 시 심한 혐오감과 불편을 주는 게 문제죠. 시민들이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생태적 균형을 해치지 않으려는 고민이 담긴 방제 전략입니다. 살수 드론은 한 번에 약 40리터의 물을 충수해 3분에서 5분가량 운용되며, 지형적 한계로 관리가 어려웠던 곳까지 꼼꼼하게 커버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불암산과 수락산 일대의 시범 방제 결과를 바탕으로 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발생 예측부터 현장 대응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인데요. 민원 건수가 2022년 4,400여 건에서 지난해 5,200여 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어 단순한 계절성 문제로 넘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기 남부까지 번지는 민원...기상이변 뒤엔 더 큰 과제
러브버그 문제는 서울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도 민원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수원에서는 지난 5월부터 권선구와 장안구, 영통구 등에서 잇따라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특히 장안구 이목동 일대 건설업체 주변의 차량과 건물 벽면에서 다수 발견된 사례도 있었죠.
5월 중순 한 주 동안 경기 지역에서만 376건의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광명시, 성남시, 구리시, 안양시 순으로 집중되었는데, 각 지자체도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 살포와 포집기 설치 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안양시와 광명시는 집중 방제 기간을 지정해 방역을 실시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반대로 전문가들은 이번 확산이 단순한 자연 확산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을지대학교 양영철 교수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바람의 방향 변화 때문에 무리가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세종시에서도 소수가 발견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수원과 화성, 평택 등지에서 대량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올여름 러브버그 방제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