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선출 방식 놓고 당내 갈등 격화
국민의힘이 전국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킨 뒤 당원 투표로 재선출하려던 계획을 결국 무산했습니다. 8월 2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는 선출 방식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는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장동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가 당원 중심 정당 실현과 인적 쇄신을 내세워 강하게 추진하던 안건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논란은 당규에 명시된 당협위원장 임기 때문입니다. 짝수년 8월 말이면 임기가 자동 종료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장동혁 대표는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의 전면 교체를 주장했습니다. 기존에는 사고 당협을 제외하고 유임시키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책임당원 투표를 통해 새로운 위원장을 뽑겠다는 취지였죠. 장 대표는 이를 통해 싸우는 야당으로 거듭날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헌과 당규에 전면 사퇴 후 재선출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모든 당협을 한꺼번에 사고 당협으로 만들어 재선출한 전례가 없어 당내에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이에 힘을 보탰는데요. 그는 현재 지도부가 이런 결정을 내릴 권위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이는 사실상 총선 공천권을 미리 행사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공천 불안과 지도부 권력 투쟁
이번 갈등의 이면에는 총선을 앞둔 정치적 해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당협위원장직은 향후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자리인데요.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위원장직을 잃을 경우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진 의원들은 지역 조직이 흔들리면 총선 대비 전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했습니다.
이러한 반발에 장동혁 대표는 오히려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를 요구하며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과거 총선 승리가 중진들의 희생과 젊은 인재 수혈에서 나왔다며 현역 물갈이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에 5선의 권영세 의원은 총선 전 조직을 흔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받아치며, 오히려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비당권파 의원들에 대한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절차가 겹치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당협위원장 재선출 시도와 윤리위 징계를 두고 지도부의 사당화 시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동훈 의원은 SNS를 통해 야당이 사당화되면 이재명 정부의 독재를 막을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방식 유지에도 남은 과제
결국 세 차례의 의원총회 끝에 국민의힘은 기존의 당협위원장 선임 방식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참석 인원 부족과 반대 의견 우세로 표결조차 무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는 장동혁 대표의 당 장악력 확대 시도가 현역 의원들의 조직적 반발에 부딪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단순히 한 건의 절차적 분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원 중심 정당이라는 가치와 현역 의원들의 조직적 안정 사이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헌과 당규 해석을 둘러싼 이견은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총선을 향한 당내 주도권 다툼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향후 지도부가 어떤 방식으로 당내 통합을 모색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