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풀렸는데 현장은 여전히 답답합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로 2배 높이면서 약 30조 원의 추가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2026년 하반기 입주를 앞둔 아파트 7만 가구의 잔금대출은 차질 없이 처리될 전망인데요. 특히 집단대출은 유보분 대출로 우선 배정되어 개별 금융사의 관리 목표와 무관하게 취급되므로, 그동안 대출 문턱이 높았던 새마을금고나 신협, 농협에서도 자유롭게 상담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정책 발표 당일에도 은행 현장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잔금대출은 선착순으로 접수되고 있고, 대출 한도는 까다롭게 제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대출 심사 기준이 시세가 아닌 분양가를 기준으로 굳어지고 있어, 수분양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분양가 기준 대출이 가져온 자금 압박
강남 지역 아파트는 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상당한 편입니다. 당연히 수분양자들은 시세 상승분을 일부라도 반영한 대출을 기대했지만, 실제 은행들은 분양가 기준으로만 대출 한도를 산정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잔금 마련에 필요한 실제 자금 규모와 대출 가능 금액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했는데요. 많은 수분양자가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부랴나게 방안을 강구해야 했고, 금융기관과 마찰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이러한 기준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지침 준수 차원에서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총량 규제라는 레일 안에서 대출을 운영해야 하니 선의의 해석이 현장에서 달리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정책 방향과 현장의 민원은 같은 선상에 놓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은 얼마나 늘어날까
집단대출 외에 남는 여유 재원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한도로 배분될 예정입니다. 관리 실적이 양호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상대적으로 많은 한도를 받을 것으로 보여, KB국민은행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3억 원 주담대 한도 제한도 해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 총량규제 대란의 주요 원인이었던 마이너스 통장과 카드론 등 신용대출의 증액 폭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집단대출은 풀리지만 개인의 신용대출까지 마구 늘리기는 어려운 구조인 셈인데요. 앞으로 몇 주간 은행권의 대출 심사 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정될지, 그리고 강남권의 분양가 기준 적용 관행이 달라질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