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군사 긴장에 물류 동맥도 흔들리다
이란이 사실상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또다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현지 시각 27일, 오만 카사브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한 척이 미상의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화재는 곧바로 진화되었지만, 이미 해협 내 선박 통행량은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최근 이란이 취한 일련의 강경 대응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이란 외무부는 25일,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더라도 적대적인 외국 군함의 통과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이 조치를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국제 해상통행의 자유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핵 갈등과 맞물려 악화되는 국제사회 불신
물류 안보 위협만큼 심각한 건 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동시에 깊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6일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이란 내 핵 시설 방문과 점검 활동이 이란 정부에 의해 제한되었습니다. IAEA는 원심분리기와 우라늄 농축 시설 등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 핵 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자신의 조치가 외부 위협에 맞서는 불가피한 방어 노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AEA 사찰을 제한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행보는 오히려 국제사회의 불신을 키우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공간도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류 대란 우려와 지속되는 통행량 정체
이미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흐름은 심각한 정체를 겪고 있습니다.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 자료에 따르면, 현지 시각 26일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총 10척에 그쳤습니다. 전날 8척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10일 이동평균선인 15척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해상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에너지 시장과 국제 물류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가 세계로 나가는 관문인데, 여기서 선박 피격이 반복되고 통행량마저 줄어든다면 단기간 내 물가 상승과 공급망 혼란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대규모 사고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군사적 긴장과 핵 갈등이 교차하는 이 지역의 상황은 앞으로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