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에서 만난 두 사람, 평행선만 확인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만났습니다.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특히 용산공원 일부 부지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계획을 두고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헤어졌습니다.
정부가 검토 중인 후보지는 장교숙소 5단지와 옛 방위사업청, 군인아파트 부지 등입니다. 이들 부지는 이미 주거 용도로 쓰이거나 녹지 기능이 훼손된 곳이라는 점에서 국토교통부는 공급의 적절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군 반환 절차나 토양 오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전체 면적은 약 47만 제곱미터에 달합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이 모든 부지가 공원화하기로 한 본체 부지라며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용산공원 내에 아파트를 짓는 데 동의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대신 캠프킴 부지나 경리단 부지, 외교부 주차장 등 인근 부지를 활용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았습니다.
단순한 부지 논쟁을 넘어선 정치적 파열음
사실 이번 갈등은 단순히 부지 하나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이 아닙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물량을 두고도 국토교통부는 1만 가구를, 서울시는 8천 가구까지만 가능하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추가 세수를 청년 주거에 투입하자고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토양 오염과 정책 추진자들의 내로남불을 비판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대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색다른 역제안도 나왔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용산공원 대신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세종시로 옮기고 그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자는 주장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제안은 용적률을 고려할 때 1만 5,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곁들였습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공원은 한 번 없애면 복구할 수 없는 미래 세대의 자산이라며 주택 건설에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법 개정은 가능하지만, 설득이 관건입니다
당연히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개정하면 서울시 동의 없이도 추진할 수 있지만, 사회적 합의를 위해 공론화위원회나 토론회 등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자체 협조와 거센 반대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앞으로의 핵심 관건입니다.
오 시장은 청년 대출 한도 확대나 보증보험 문턱 완화 같은 실효성 있는 금융 대책을 역제안하며 즉각적인 주택 공급보다는 다른 접근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결국 집이 필요한 청년들의 현실과 도심 녹지를 지켜야 한다는 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게 최대 과제입니다. 양측은 다음 주에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