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언제 끝나나…미국·유럽 국채금리 줄줄이 최고치
미국과 유럽의 국채금리가 동시에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는데요. 이 여파로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무려 90%까지 올라갔고, 채권 시장의 매도세도 거세졌습니다.
미 2년물 국채금리는 4.642%를 기록하며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고, 10년물 역시 4.974%까지 오르며 5%선을 코앞에 뒀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독일 10년물 금리는 15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한 3.502%를, 영국은 19년 만의 최고치인 5.381% 부근에서 거래되었습니다.
근원 물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든 악재
이번 금리 급등의 배경에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복합적인 압박이 작용했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CPI에서 근원 물가가 끈질기게 높게 유지되면서, 시장은 연준의 긴축 기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확신이 커질수록 단기 채권은 물론 장기 채권의 매력도도 급격하게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외부 변수도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4.65달러에 거래되며 고유가 기조가 이어졌고, 중동에서는 후티 반군이 예멘의 전략적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위험이 커지면서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더해졌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채권 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듯
채권 시장의 긴장감은 단기간에 풀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오른다면, 물가 안정을 노리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간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 경우 글로벌 채권 금리는 당분간 고점을 유지하며 하락세를 보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면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진다며, 연준이 추가 인상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이미 90%에 가까운 금리 인상 확률을 반영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조차 불안하게 여기며 자금을 빼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주간의 물가 지표와 중동 상황이 글로벌 금리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