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허위종결' 경찰 검찰 송치…확산된 괴담 이면의 진실

n한한동
10개의 관련 기사

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31일 오전 10:04

발행: 2026년 8월 31일 오전 5:17

요약 생성중...

제주에서 실종자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며 확산된 범죄 괴담의 이면, 경찰의 허위 종결이라는 민망한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부 경장이 근거 없이 사건을 종결하고 상급부서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승인하면서 수색이 늦어졌는데요. 통계적으로 제주의 강력범죄율은 전국 27위 수준으로 관광객 유입에 따른 수치적 착시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매뉴얼보다 현장 재량권을 통제할 감독 체계와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경찰 한 명의 '셀프 종결'이 무너뜨린 제주

최근 제주에서 실종되었던 30대 여성과 60대 남성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온라인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제주 범죄도시' '인신매매 단지' 등 극단적인 괴담이 확산되는 가운데, 사건의 진짜 원인은 예상 밖의 곳에서 드러났습니다. 바로 경찰관 한 명의 부실 대응이었죠.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은 지난 5월 장 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지 3시간 만에 허위로 종결했습니다. 근무 일지나 수사보고서는 물론, 실종자와의 실제 통화 확인도 없었는데요. 이후 60대 남성 사건에서도 방범용 CCTV 열람 요청 없이 위치만 확인하고 '연락 닿았다'는 거짓말로 사건을 덮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수색이 중단된 뒤 숨진 채 발견되었고, 이 경장은 자신이 종결한 실종 사건의 2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수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통계는 말하는데, 괴담은 달리 뜁니다

사건이 터지자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제주의 치안 붕괴를 주장하며 중국인 불법체류자나 인신매매 조직을 연결 지었습니다. 심지어 '귤보디아' 같은 비하 용어까지 등장했는데요. 하지만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제주의 범죄 발생률이 전국 1위로 집계되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이는 주민등록인구 67만 명만으로 계산한 수치이고, 실제로는 연간 1,300만 명의 관광객이 드나드는 지역입니다. 상주 인구 대비 유동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아 생기는 통계적 착시 효과인 거죠. 강력범죄 발생률로 보면 전국 27위 수준이며, 외국인 피의자 비율도 3.5%로 서울이나 인천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실종 신고 건수 역시 전국 7위 수준으로, 온라인에서 떠도는 공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당연히 경찰의 허위 종결이라는 인재가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를 정치적 공격이나 조회수 높이기에 이용하는 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매뉴얼은 있는데, 지키는 사람이 없다

사실 경찰은 2007년 안양 초등학생 사건과 2019년 고유정 사건 이후 실종 대응 매뉴얼을 수차례 보강했습니다. 12시간 골든타임 내 합동심의, 종결 시 관리자 결재 등 원칙은 명확한데요. 문제는 매뉴얼보다 현장 담당자의 재량권을 통제할 감독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점입니다.

부 경장의 허위 입력을 112 상황실이 별도 확인 없이 승인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실종팀 인력은 2022년 848명에서 784명으로 줄고, 1인당 건수는 146건에서 167건으로 늘었습니다. 야간 1인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부실 대응의 위험은 커졌죠. 경찰청은 비대면 종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쇄신안을 행안부에 보고했지만, 전문가들은 조직 개편과 인력 확충 없이는 또 다른 '셀프 종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검찰은 이번 주 내로 부 경장을 송치하고 범행 동기와 추가 피해 여부를 집중 수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진상 규명과 함께, 종이 위의 매뉴얼을 살아 있는 제도로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