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물류 파업, 사망 사고 격화에 노란봉투법 시대 원청 책임론 부상

n지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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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2일 오후 7:21

발행: 2026년 4월 21일 오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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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물류 파업이 조합원 사망 사고로 격화되며 노사 교섭이 시작됐다. 이번 사태는 새롭게 시행된 '노란봉투법' 아래 원청 기업의 책임 범위에 대한 논란을 불러왔고, 유통업계는 향후 유사 분쟁 확산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잡한 다단계 물류 구조와 고유가 지원금 지급 시점이라는 변수 속에서 교섭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망 사고로 격화된 물류 대치

경남 진주의 CU 물류센터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0일 오전, 비조합원이 운전하던 화물차가 집회 현장을 통과하면서 조합원 3명을 덮쳤고, 이 중 1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운전자 A씨에 대해 처음에는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으나, 피해자들을 들이받은 후 정차하지 않고 주행한 점 등을 들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 사고는 이미 진행 중이던 BGF리테일 물류 파업을 순식간에 격화시켰고, 결국 사흘 만인 22일 오전, 화물연대와 BGF 측이 진주에서 첫 교섭 상견례를 갖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에는 허위 정보도 확산되었습니다. 화물연대 차량이 경찰관을 밟고 지나갔다는 영상과 주장이 퍼졌지만, 경찰청은 이 사실을 공식 반박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별개의 사건으로, 경찰관 1명이 경상을 입었지만 차에 밟히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과 다른 정보의 유포는 이미 고조된 현장의 감정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위험이 있었습니다.

법적 책임의 새 기준, 업계는 촉각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받는 쟁점은 '원청의 책임'입니다. 화물연대는 물류를 실제 관리하는 BGF로지스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BGF리테일을 최종적인 원청으로 보고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요구의 배경에는 최근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영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법은 하청 노동자와 특수고용직까지 교섭 범위를 확대해, 기업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유통업계는 이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협력업체(하청)와의 계약 관계를 근거로 책임을 제한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법 아래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편의점 물류는 BGF리테일처럼 자회사-지역운송사-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가 일반적이라, 어디까지가 '실질적 사용자'인지 판단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편의점을 넘어 대형마트나 이커머스 등 다른 유통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염려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피해도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파업으로 인해 전국 약 2,000~3,000개 CU 점포에서 간편식, 위생용품, 의약품 등의 납품에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충북 진천에 있는 BGF 푸드 공장의 봉쇄로 18종의 상품 생산이 중단되는 등 공급망 전반의 마비 위기까지 나타났습니다. 점주들은 물류 차질이 장기화되면 단골 고객 이탈로 이어질까 봐 가장 걱정하고 있습니다.

고유가 지원금 앞둔 교착 상태의 함의

교섭이 시작되긴 했지만 해법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화물연대의 요구는 배송 단가 인상, 휴식권 보장, 물류 구조 개선, 그리고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까지 다층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반면, BGF 측은 낮은 영업이익률 구조상 물류비 인상에 대한 부담이 크고, 복잡한 계약 구조 속에서 원청 책임을 어떻게든 제한하려 할 것입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교섭이 단기간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내에서 우세합니다.

여기에 더해 시의적절한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오는 27일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1차 지급일이 코앞에 닥아왔다는 점입니다. 편의점 업계는 이 지원금 소비 수요를 잡기 위해 할인 행사를 준비 중이지만, 물류 차질이 계속된다면 매출 상승의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이는 점포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태 해결에 대한 시간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진주에서 시작된 이번 갈등은 단순한 노사 분쟁을 넘어, 새로운 노동법 아래에서 기업의 책임 범위가 어떻게 재정의될지 시험하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복잡한 유통 물류 구조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점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교섭 테이블에서는 조합원의 처우 개선과 함께, 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물류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사망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맞은 만큼, 앞으로의 교섭 과정이 업계 전반에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